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고생하시는' 리더가 되고 싶다

by 제와킴

경력이 쌓이면서 '중간급'이라는 말을 듣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나는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리더십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조직 전체를 이끄는 공식적인 리더가 있는가 하면, 직급과 무관하게 구성원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리더도 있다. 중요한 건 형태가 아니라 방향이다. 나는 어떤 방향의 리더가 되고 싶은가?


부러운 말 한마디


친구들과 회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독 부러운 순간이 있다. "우리 팀장님 진짜 고생 많으시더라" "우리 CTO는 일을 정말 잘해" 같은 말을 들을 때다. 타사 이야기라 립서비스일 수도 있지만, 그런 말조차 내 입에선 나오지 않는다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리더가 된다면, 최소한 동료들이 나를 평가할 때 "고생하신다"는 말이라도 나오는 사람이 되자고. 거창한 칭찬이 아니어도 괜찮다. 적어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내 노력을 알아주는, 그 정도의 신뢰는 쌓고 싶다.


정답은 없지만, 철학은 있어야 한다


좋은 리더의 정의는 하나가 아니다. 대기업 CEO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좋은 리더가 되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세상에 빌런 리더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스타일은 달라도 된다. 중요한 건 구성원들이 그 철학에 공감하고, 함께 성장한다고 느끼는가다.


새로운 요리를 내온 팀원에게


팀장이 되면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팀원이 업무를 완료하고 검토를 요청한다. 그런데 결과물이 낯설다.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고, 익숙한 방식도 아니다. 이때 리더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이게 뭐야?" "원래 하던 대로 안 했네"라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나는 다른 질문을 먼저 던지고 싶다. "이 사람은 분명 원래 방식을 알 텐데, 왜 새로운 시도를 했을까?"

팀원을 요리사에 비유하면, 업무는 매일 만들던 메뉴를 만드는 일과 같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레시피로 요리를 내놓았다면, 거기엔 분명 이유가 있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거나, 문제를 개선하고 싶었거나, 혹은 단순히 도전해보고 싶었거나.

물론 매번 같은 결과물을 안정적으로 내는 사람도 훌륭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은 더 귀하다. 실패하더라도 배움이 있고, 성공하면 조직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하니까. 새로운 시도는 밑져야 본전이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정반대의 상황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내가 속한 팀의 나를 포함한 동료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조직에 새로운 세대가 합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몇십 년 전엔 통했던 방식이 이제는 전혀 공감받지 못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은 반드시 온다.

왜냐하면 완벽한 방식이나 방안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가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명확히 정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조건 동쪽으로만 간다"고 고집하는 조직은 결국 힘들어진다. 남쪽이 더 빠른 길일 수도 있고, 서쪽이 더 안전한 길일 수도 있는데, 그 가능성조차 열어두지 않으니까.

유연하게 새로운 것을 맛보려는 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려는 문화. 이것이야말로 조직에 진짜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믿는다.


결국 리더는


언젠가 리더가 된다면,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구성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막지 않는 사람.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운 걸 함께 나누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퇴근길에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

"우리 팀장? 고생 많이 하더라."

거창한 칭찬이 아니어도 좋다.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이 담긴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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