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이직/퇴사를 하려는 직장인 분들께

by 제와킴

저는 두 번째 회사에 재직 중입니다.


첫 번째 회사는 신입 사원으로 일하기에는 너무 힘겨운 회사였습니다. 직급을 가리지 않고, 상주/비상주 프로젝트를 대부분 혼자서 맡는 식의 업무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힘겨웠던 이유는 단순히 혼자 하기 때문에 일이 많아서는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성장'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혼자 하는 게 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내가 설계하고, 내가 개발하고, 내가 테스트함에 있어, 자유롭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프로젝트 속에서 자유로움보다는 위기감이 느껴졌습니다.

"이게 최선인가...?" 물어도 대답해 주거나, 조언을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들 자기 프로젝트하기 바쁨)


그래서 첫 번째 회사에서 이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당시에 느껴지던 위기감은 왠지 모르게 엄청 버겁게 느껴졌고, 빠르게 급하게 현재 두 번째 회사로 이직을 선택했습니다.


이직 준비를 하며, 현재 다니는 회사의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의 어필(?)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면) "우리는 리뷰를 꼭 해야 완료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이다. 이 과정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나) "오히려 좋아." (진짜 이렇게 대답하진 않았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


지금 돌이켜보면 저 질의응답에 가장 크게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이직이 처음이라 몰랐던 부분도 있지만, 두 번째 회사에서 4년 가까이 재직하며 느낀 점은 너무 섣불렀다는 결론입니다.


첫 번째 회사에서 이직할 때, 가장 큰 이직 사유는 '성장'이었습니다. 오직 그 하나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회사인지만 확인하고 이직을 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다니고 있는 두 번째 회사에서는 '성장'에 대해 만족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20% 만족했고, 80%는 불만족"입니다. 왜냐면 제가 재직한 기간 중, 20%만큼만 선임 개발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임 개발자나 시니어가 없으면 성장을 못하냐고 물으면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는 그것 말고는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가 거의 없습니다.


즉, 회사 탓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성장'할 수 있는 회사는 어떤 회사를 의미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런 회사들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당시의 저는 리뷰를 한다는 걸로 '성장'할 수 있다고 단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리뷰할 시니어나 동료가 없다고 해도 성장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 번만 해봤다면 멈칫했을지도 모릅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 결국 저는 숲은커녕, 나무는커녕, 나뭇잎만 바라보고 이직을 선택한 꼴이 됐습니다. 그 나뭇잎(성장)은 제가 이직한 지 1년 만에 떨어졌고, 그렇게 3년째 자라나지 않고 있습니다.


첫 이직을 한마디로 총평은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것입니다. 제 다음 이직은 이전 이직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적어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기 위해 항상 의심하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진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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