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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이 미라클 모닝에 성공하기

by 그로밋킴

난 원래 저녁형 인간이다.

밤을 새라면 샜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시도해 봤지만

안될 놈 안될이다.

못 일어난다.


빠르게 인정하고 무얼 하든 밤을 새울 때가 많았다.

시험공부를 할 때도

자기 계발을 할 때도

운동을 할 때도

놀 때조차도


새벽에 동이 트는 걸 보고 잠들 때가 많았는데

엄마는 늘 그게 걱정이었다.

어릴 때부터

“밤에 일찍 자야 성장 호르몬도 나오고 키도 큰다. “

다 커서는

“일찍 자야 몸이 회복이 되는데 맨날 늦게 자서 어쩌니 “

생각해 보면 엄마말을 지극히도 안 들었다.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는 9시면 모든 병실이 소등하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그냥 자긴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항암을 하고 힘들어서 정신 놓고 잘 때도 있었지만 한 밤에 금세 깨곤 했다. 그러면 또 바로 안 자고 뭔가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채혈을 하러 오고

6시면 심전도검사를 하며

7시 반이면 아침식사가 나오고

8시에 교수님 회진 돌고나면

9시면 x-ray검사를 한다.


늦게 자고 더 자고 싶다고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럴 바에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아침 일출을 맞이한 지 2주가 지났다.

매일마다의 하늘, 일출은 다르다.

시간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색도 다르다.

병원에 와서야 미라클모닝이 어렵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이 일출을 보기 위해서라도 일찍 일어난다.

내가 만약 아프지 않고 일찍 잤다면… 안 아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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