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도서관

by mul

높고 넓은 도서관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으면

다들 둘둘이 쌍을 지어 들어와 앉는다.

“하하호호.”

그리고 나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하하호호.”


‘괜찮다, 나는 괜찮아.

내가 원해서 여기 있는 거잖아.

내가 선택한 거니까.’

20살 어린 친구들의 모습에서

나는 무엇을 읽어내야 할까.


“너무 귀엽지 않아요?

참 어리다. 그쵸?”


외롭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내가

더 어린 건가...

저렇게 반짝일 때 반짝이 지를 못했어서

마음 한편이 아릿해진다.


“네, 너무 귀엽죠.”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이 나이 먹고.

지금 이 공간에서, 이들과 함께...


혼자 있을 때는 안 느껴졌던 감정과 생각들이

마구 비집고 들어온다. 계속 나를 헤집는다.


‘집에 갈까?’

‘집이나 갈까?’

답답하고 좁아도 거긴 혼자 있을 수 있으니까.


‘가긴 어딜 가, 마이너스 통장 생각 안 해?’

그래도 참을 수 있는 만큼은 참아보자는 소리가 나를 탁 붙잡는다.


휴... 그래...

지금 저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깨를 으쓱하고 들어 올렸다가 툭 내린다,

그리고는 고개를 끌어올려서

창가에 비치는 건조한 내 얼굴을 바라본다.

공허한 내 눈빛을 응시한다.


그래.

참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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