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 조원준 바람소리
술은 잔맛이라는 말이 있죠,
그럼 테니스의 맛은?
신은 직접 뛰지 않고도 선수를 조정하나 봅니다.
랠리ㆍ랠리 하다가
실력 없는 공은 상대를 이길 수 없지만 운 좋은 공은 상대의 라켓을 비켜갑니다.
랠리 (Rally)
한 포인트를 내기 위해 양쪽의 선수들이 주고 받은 스트로크를 통틀어서 일컫는 용어.
신은 직접 쓰지 않고도 작가를 조정하나 봅니다.
조작가님은 테니스의 신처럼 흔치 않게 공만 잘 다루는 게 아니라 글도 잘 다스리십니다.
<테니스 맛보기> 조원준작가의 브런치북을 읽어 내리는 동안 갈수록 고수의 맛이 진해졌습니다.
작가님이 35년 동안 꾸준히 테니스 코트를 밟아 풀어낸 글들을, 어제 하루 단숨에 폭식했습니다.
애니타임 테니스
애니웨이 테니스
신선 테니스였고,
심심한 공
부지런한 공
오색찬란한 공들이 나방풀 라켓에서 춤을 춥니다.
나의 오랜 폭식체질은 여전히 무탈하였고,
밤새 조작가님의 공과 글만 내 머릿속에서 서로 밀당 중이었습니다.
새벽에 깬 첫 시간은 브런치 글들이 먼저 인사합니다.
나도 너도 우리도...
서로 먼저 봐 달라는 글들은 까치발로 줄지어 옵니다.
어제 폭식한 글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 봅니다.
테니스의 형 조원준작가가 풀어 준 <테니스 맛보기>에 이름을 붙여봅니다.
보라 테니스
그린 테니스
WITH 위드 테니스
맛있는 테니스
애니타임 테니스
애니웨이 테니스
신선 테니스
힘을 빼면 보입니다.
볼 컨텍 후 착지는 인,
시선이 방향을 잃으면 아웃!
인 앤 아웃은 미국 유명 햄버거가게 이름만이 아닙니다.
조원준 작가의 글은 다시 먹어보고 싶은 햄버거의 맛,
다시 치고 싶은 테니스의 공 맛과 흡사합니다.
객지라곤 수학여행 뿐이었던 저는, 대구에서 부산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 시절 시집살이는 외톨이였습니다.
다락방 같은 시영아파트가 감옥살이 같았습니다.
다행히 삼익아파트가 담을 끼고 있어서 그 담을 넘은 테니스공 소리에 끌려 테니스를 배웠고, 나름의 탈출구를 찾아 살아냈던 기억이 다시 살아납니다. 이 새벽에!
벌써 아침이 밝아 옵니다.
현실은 또 한바탕 경기를 벌이는 테니스 코트 같습니다.
당장 며늘네 집으로 건너가 손자 둘을 등원시키고 등교시켜야 합니다.
이어 우리 노부부 아침식탁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바쁘고 힘들지만 글 쓸 생각, 글 읽을 생각에 지칠 줄 모릅니다.
술은 잔 맛,
글은 글 맛,
테니스는 공맛일까, 라켓맛일까, 손맛일까, 코트맛일까...
아무튼,
적당히 힘주고 적당히 힘 빼면서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맛있는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