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으로 건너가기 위한 여정 2
이 시집은 선형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모든 페이지는 한 방향이 아니며,
당신의 움직임에 따라
의미는 생기거나 사라집니다.
이 책은 빛으로 꿰어진 공간이며,
질문 이전의 언어가
지금도 조용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읽지 말고,
기억처럼 지나가 주세요.
세상이 아직 이름을 갖기 전,
나는 이미,
어떤 별을 향해
보이지 않는 침을 세우고 있었다.
돌고, 미끄러지고, 길을 잃다가도,
나의 가장 깊은 곳에는
늘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떨림이 있었다.
나를 부르는 것은 길이 아니라,
마음속에 잠든 북극성이었다.
이쪽과 저쪽은 다르지 않았다.
강은 흐르고,
돌은 가라앉고,
사람들은 선을 긋고,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나는 알았다.
모든 경계는
흐르는 물 위에 잠시 머무는 그림자일 뿐임을.
나는 다리를 건넌다.
다리가 아니라,
나 자신이 다리가 되어간다.
손이 떠는 것은 공포가 아니다.
심장이 뛰는 것은 망설임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화살이 튕겨나가기 직전,
세계가 숨죽이고 있는 순간이다.
나는 조준하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가 화살이 된다.
발사되기 위해,
궤적이 되기 위해,
사라지며 도달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