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L) Ⅲ부. 무너진 王座에서 솟은 불

파묻힌 불씨 · 검은 심장 · 찢어진 중심

by 시산

이 시집은 선형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모든 페이지는 한 방향이 아니며,

당신의 움직임에 따라

의미는 생기거나 사라집니다.


이 책은 빛으로 꿰어진 공간이며,

질문 이전의 언어가

지금도 조용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읽지 말고,

기억처럼 지나가 주세요.


Ⅰ. 파묻힌 불씨

20250531_0616_Twilight Frozen Silence_simple_compose_01jwhgvhzne4yb5fqv1zkn5dhf.png © 시산(詩産).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땅은 식어 있었다.

숨은 아래로 스며들었고,

그 속에서

나는 체온을 지웠다.


말은 닿지 않았고,

목소리는 잠들어 있었고,

살은

아무 대답 없이

응고되고 있었다.


빛이 들지 않는 깊은 곳,

나는 오직

남아 있는 무게로

웅크리고 있었다.


그것은 불이 아니었고,

언어도 아니었으며,

다만


파묻힌 불씨.

20250531_0617_Glowing Earthbeat_simple_compose_01jwhgvratf5ptt4n685bnwj9n.png © 시산(詩産).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Ⅱ. 검은 심장

20250531_0624_Glowing Embers Beneath Ash_simple_compose_01jwhh7g3ffz3ss7b37hdkze7v.png © 시산(詩産).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심장은 두드리지 않았다.

박동은

더 이상 퍼지지 않았고,

오히려 안으로

스스로를 말아 넣고 있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고,

침묵은

몸속의 가장 깊은 곳에서

살과 시간을

함께 감고 있었다.


그것은 멈춤이 아니라,

모든 방향을 안으로 끌어당기는

무중력의 밀실.


나조차 발을 디딜 수 없었던


검은 심장.

20250531_0623_Cosmic Heart Vortex_simple_compose_01jwhh64fze498f4mt6b6vvbjv.png © 시산(詩産).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Ⅲ. 찢어진 중심

20250531_0628_Blooming Marble Sculpture_simple_compose_01jwhheww1e82828ffb5zfhrw7.png © 시산(詩産).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숨은 멈추지 않았지만,

갈비뼈 아래 어딘가에서

금이 갔다.


비명은 터지지 않았고,

입은 닫혀 있었고,

가슴 안쪽에서

열이

살을 밀어올렸다.


나는 저항하지 않았고,

몸은

스스로의 내부에서

서서히 찢어지고 있었다.


타오른 살결이 터지며 남긴


붉은 틈.

20250531_0617_Glowing Earthbeat_simple_compose_01jwhgvrawef2rrmqetbvq0f0t.png © 시산(詩産).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keyword
이전 08화(L)Ⅱ부. 가면 아래의 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