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구녕 이효범
와,
문이 열렸다.
월요일 아침이면 열리던 문이
야생에서 조그만 손님이 찾아오더니
언제부턴가 월요일 아침에 열리지 않더니
그 다음 주 월요일 아침에도 열리지 않더니
그 다음 달 월요일 아침에도 열리지 않더니
기약 없이 벽처럼 열리지 않더니
비 온 뒤 찾아온 봄 햇살처럼 문이 열렸다.
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겠다.
이제 사람처럼 살아야겠다.
후기:
예고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인류를 침범하였습니다. 한 순간에 세상의 질서가 바뀌었습니다. 이 바이러스의 출몰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냥 우연한 일일까요? 세상만사 하나하나에 다 의미를 묻는 것은 참으로 답변하기 어렵지만, 논리학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존재하는 의미(meaning)는 아니지만 존재하는 이유(reason)가 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가 만일 처음 언론에 보도되었던 것처럼 인간이 박쥐나 뱀 같은 정력에 좋다는 야생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섭취해서 이런 동물들에 서식하던 균이 인간에게 옮겨졌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탐욕에서 무서운 코로나가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입니다. 이제 온 지구를 빽빽이 덮고 있는 인간이 가진 이런 피할 수 없는 탐욕이 지구를 재앙으로 몰아넣고 끝내 인간이라는 종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런 탐욕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인간에게 희미하게 잠재되어 있는, 靈性의 회복이 그 해답이라고 봅니다. 인간은 단지 물질적인 몸으로만 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고, 신비스럽게도 세상의 의미를 추구하는 정신적 존재입니다. 우리의 정신은 부단히 자기를 초월해서 정신자체에 도달하려고 합니다. 그 길이 영성의 길이며, 그 길 위에서만 인간은 진정으로 삶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함께 걸어 갈 때 자연도 비로소 치유되고 병든 인간도 치유될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