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들리니

by 임기헌

뭐랄까, 하루하루 살아내는게 참 고되다. 거룩하고 속된 모든것에 부대끼며 또 오늘을 지나보내는 나는 그렇다. 죽음 이후엔 뭐가 있을까, 하물며 죽은 사람들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 유명 논설위원이셨던 회사 선배님의 일갈이 기억이 난다. 기억이 잊혀지지 않도록, 때마침 사진도 잘 찍어두었다.


“입을 다물려거든 사랑으로 침묵하라”고 기도했던 아우구스티누스의 바람도 이제야 제법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조용히, 침묵속에서, 기뻤으면, 하는 바람이다. 즐겁게 살며 행복하고 싶다. 내 인생에 여자라는 존재는 다시는 필요없지만, 존중은 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모성의 근원일테니 말이다.


요즘은 잠깐동안이라도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은 솔직한 심정이 든다. 이제는 끝사랑 같은 그것이겠지. 설레임이 여전히 그립다는 얘기다. 입술 위로 와닿는 촉감과 침과 섹스의 교류도 나는 좋다. 몸을 훑으며 흥분하면 어떠랴. 다들 그런식으로 다음 세대를 창조 하잖아.


‘내 마음이 들리니’ 하며 나는 물었다. 우리는 그랬다. 해서 1990년대의 아름다운 시대를 살았던 건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웁다.

너희들 모두가.


가능만 하다면 다시한번 응답하시라, 나의 1990년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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