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채비

준비도 시간이 필요해..

by 글방지기 감호

아프고 나니, 일상이 다시 보였다.


매일같이 반복되던 일들,

당연하다고 여겼던 장면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문득 물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일까?”


그 질문은 곧,

오래전부터 마음 한쪽에 품고 있던 꿈을 다시 꺼내 보게 했다.


남편과 나는 시골살이를 꿈꿔왔다.

자연을 벗 삼아 아이들을 키우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도란도란 살아가는

대안적인 공동체로 함께 살아가는 삶.


사실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어렸던 10여 년 전,

무모하게 속초살이를 시도한 적이 있다.

1년 남짓, 푸른 바닷가 마을에서 지내보았다.

돌쟁이 큰아이와 함께…



하지만 1년 후, 우리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더 배우고, 더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10년 즈음 지났다.

서울에서의 시간은

우리 부부에게 좋은 공동체를 만나고,

배우고,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살아보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우리의 시골살이를

살아내기 위한 가장 깊고 찐한 연습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집 붕붕이(차)에 짐을 한가득 채우고,

남편을 강릉으로 보냈다.

그곳에서 1년을 먼저 살아보며 연착륙을 해보기로 했다.


서울에 남은 나와 세 아이는 이제, 떠날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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