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
12월 말, 우리 집에는 지독한 독감이 휩쓸었다.
A형 독감이 큰아이로 시작했고,
다음 날 바로 막내가 열이 올랐다.
병원에 가서 독감 검사를 하고
결국 주사를 맞고 돌아왔다.
다행히 큰아이와 막내는 주사를 맞고 금세 회복했다.
새해가 지나고 딱 2주 후,
주말 아침 막내에게 다시 열이 났다.
잠깐 스친 쎄한 예감.
하지만 남편과 나는 “아직 독감 검사하긴 이르다”며
가볍게 약만 받아 즐겁게(?) 돌아왔다.
그날 밤부터 해열제도 듣지 않았고,
교차 복용도 소용이 없었다.
다음 날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니…
B형이 오셨다. 에잇.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바로 다음 날, 큰 아이가 일어날 시간이 지나서도 나오질 않았다.
방문을 열어보니 이불을 꽁꽁 싸매고 게슴츠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컨디션 안 좋으면 나와서 열이라도 재봐.“
“추운데…”
밍기적밍기적 나와 열을 잰다.
38.2도..
“야! 빨리 옷 입어! 마스크 하고!”
나도 모르게 짜증 섞여 소리를 질렀다.
주섬주섬 옷을 입은 큰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니…
역시 B형이다.
그래도 큰아이는 이번에도 주사 맞고 씩씩하게 금세 회복했다.
막내는 그러고도 2~3일을 고열로 끙끙 앓았다.
한 시간 간격으로 체온을 재고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이느라 밤을 지새웠다.
방학이라 삼시 세끼 챙기면서
환자들 독상을 차려주다 보니
내 일상은 탈탈 털려버렸다.
1월까지 출판할 동화 그림을 그려야 했는데
마음은 바쁘고 몸은 이미 만신창이였다.
그래도 둘째와 남편, 그리고 나는 안 걸렸으니
그걸로 족하다며
어느 정도 폭풍이 지나간 듯싶었다.
주말을 맞아
“이번 주말엔 좀 쉬자.
맛있는 것도 먹고 다음 주에 그림 열심히 그리자.”
다짐하며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둥.
남편이 열이 난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B형이다.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뒹굴거리겠다는
나의 소박한 결심은 산산이 부서졌고,
남편은 독방에… 아니, VIP실에 모셔 두었다.
설상가상(雪上加霜)
: 눈 위에 서리가 덮인다는 뜻으로,
난처한 일이나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남을 이르는 말.
가족이 많아 그런지,
아직 걸리지 않은 나와 둘째를 위해서라도
이 시간을 잘 견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감에서 자유인이자
면역인이 되어버린 큰아이와 막내는
이제야 조금 살 만해졌다.
소파에 애들 셋이 옹기종기 붙어 게임 중이다.
어서 이 폭풍이 완전히 지나가기를 바라며,
이 겨울을 보내는 모두가 부디 건강하길 기도해 본다. 또르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