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일상

by 글방지기 감호

가족들이 독감이 종류별로 돌아가며 걸리는 동안,

가족 모두의 시간은 잠시 멈춰 있었다.

아이들도, 남편도, 그리고 나도 각자의 자리에서

그저 회복만을 기다렸다.

그림책 작업도 더디게만 갔다.

작업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그래도 아파도 누워서 펜을 들고 한컷을

하루 종일 그렸다.

한 달 동안 돌아가며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됐다.

서로 함께 얼굴을 마주 보고 밥을 먹고,

웃고 놀 수 있는 하루가

얼마나 귀한 일상이었는지를.


첫째가 챙겨준 과일


몸이 조금씩 나아지자 집 안은 다시 시끌시끌해졌다.

아이들은 서로를 부르며 웃고,

식탁에는 오랜만에 온기가 돌았다.

그 평범한 풍경 앞에서 나는 괜히 마음이 벅차올랐다.

회복한 일상이 이렇게 행복할 줄은 몰랐다.


돌아온 주말 자연스럽게, 다시 패드를 켰다.

아프기 전보다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그 자리에 앉았다.

아이들 셋과 남편은 왁자지껄 거실에서 떠들고 놀았다.

별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 주는 응원.

그 응원이 나를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게 했다.

혼자가 아니라 다시 작업대에 앉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커피 한잔


권토중래

다시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아온다는 말.

나에게 이 말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아픈 시간을 지나 다시 일상을 마주하는 일이었다.


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오늘도 나는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조용히, 그러나 가열차게 다시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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