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자의 명상법

철학은 명사다

by 절대신비


지구인들 요즘 명사를 잃고

모종의 상실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거 머 있잖아

거 거 뭐다냐?

그 그 그 그거

왜 있다 아이가!

엉? 엉? 내가 마 으이!


전라도에서는 거시기

경상도에서는 쫌

제주도에서는 영 정 경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친구가 명사를 잃고 헤맬 때마다 나는 말하곤 한다.

지나는 길에 스윽 말 떨어뜨린다.


명사로 말해.

주어를 찾아.


명사 상실하다 보면 주어도 잃게 된다.

우리 삶의 태도는 행동이며 직립이며 독립이며

동사지만


철학의 기본 전제는 명명이며 명사다.


주체냐? 객체냐?

판을 세팅하고 주최하는 주인공은 이름 짓는 자

먼저 이름 짓는 자가 제 영화의 주인공


내 겨드랑이 아래 기어들어온

강아지 고양이 이름 짓듯

내 바운더리 안의 모든 것에 호흡 불어넣는 것

한 목숨 부여하는 것


깨달음은 외부를 내부로 만드는 것

제 영역 확장하는 것

신대륙 개척하는 것

새 개척지에 이름 붙이는 것


명사로 말하지 못한다면

주어 찾지 못한다면


우리,

시나브로 생을 잃어버리는 것.


지구라는 거대한 병동에서

매 순간 탈출하며

오늘도 한 소식 타전한다.


내가 마 으이! 명사도 찾고 으이! 주어도 챙겨가 으이! 너거 대장을 확 마 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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