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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Oct 07. 2024

한날한시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한날한시에 죽을 것을 믿는 친구


군사적 요지 형주를 지키던 관우가 죽자

장비는 상심하여 그 원흉인

오나라에의 침입 준비한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부하 범강 장달에게 목이 베인다.


유비 역시 제갈량의 만류에도 불구

오나라를 공격 대패한 뒤

병 들어 죽는다.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관우의 죽음 애도하는 절차

일종의 의식, 말하자면

도원결의에의 발로였다.


한날한시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한날한시에 죽을 것을 믿는 친구


뜻을 같이 하는 동지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의미 다하는 존재


생각해 보자.


나 없이 살 수 없을 사람

하나쯤 있는가?


가족일 수도 있고

피로 맺은 형제일 수도 있다.


함께 죽지는 않겠지만

하나가 죽으면

내가 죽는다면

그 육체와 정신 반쯤 무너져 내릴 사람


그 이름 무엇이던 그것은 

부담이 아니라

이미 존재감이다.


오늘 하루도 힘차게 살아갈

힘 주는 에너지원이다.


그런 피 같은 사람

내 살 같은 사람

있는가?


있다면 있는 그것으로

이미 성공이다.


그것이 그대가 그토록 갈망하던

삶에의 이유.


그 사람 잠시 떠났는가?

아주 멀리 있는가?

혹여 영원히 사라졌는가?


만났다고 성공이 아니고

헤어졌다고 실패가 아니다.


만난 그 순간의 전율*에

진실 있다.


헤어졌더라도

내 눈앞에서 사라졌더라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었던

그 순간은 영원하다.


그 의미 사라지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으로 만났던

그저 인간과 인간으로 만났던

한때 빛나는 순간 공유했다는 것.


사랑이란 바로 세상과 팽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

그 전율이다.


가슴에 품은 사람 하나쯤 있다면

온 세상 품은 것


세상 품었다면 이제

멋지게 한 발 내디딜 수 있다.

세상으로 출근할 수 있다.


나는 누군가의 기둥이 되고 있는가?

세상의 중심 되고 있는가?


오늘도 전진하기 좋은 날이다.






*전율 :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만남, 혹은 부딪힘에서 비롯된다. 첫 입학, 첫 키스, 첫 출근, 첫 만남.


그 한순간의 전율이 우리 세포 깊숙하게 각인되어 있다. 우주 저 끝까지 꿰뚫을 것 같은 환희에 '죽어도 좋아'라고 외쳤던 우리 세포. 우리의 세포 혹은 호르몬은 그 순간을 재현하려고 다.


그대가 오늘도 눈 뜨고 일어나 다시 하루를 열어젖혔다면 바로 그 이유일 터. 무의식은 우리의 순간 고스란히 저장하고 있는 은행이다.


*전율 2 : 매 순간 그 전율 재현하는 것이 바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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