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신의 농담 01화

거인 되는 법

제2장 삶의 꽃 한 송이 피우기

by 절대신비


신대륙 발견하려는 자는

기존의 바다와 대륙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우주로 나아가려는 자는

지구를 잠시 서랍 속에 넣어두어야 할 터.


태양계는 쓰레기통에 치워버리면 어떨까?

아니라면 다락방에 두어도 좋다.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는 믹서기에 넣고

갈아 버리자.


어차피 나중에는 서로 충돌하여 그렇게

하나 될 것이다.


거인이 된다는 것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마침 영화 한 장면 떠오른다.

윌 스미스 주연의 맨 인 블랙(1997)


잠시 잠깐이라도 좋으니

우주를 내 사랑하는 고양이의 눈으로 생각해 보자.

크리슈나*의 입속에도 우주가 있다.


커피 위에 살짝 데운 우유 거품 붓고

우주 감상해도 좋다.

부글부글 팽창하는 우주 거품 윗입술에 묻히고

사랑하는 이를 보며 웃을 수 있다.


티스푼으로 저어가며

팽창하는 우주에 가속도 붙여보는 건 어떤가?

모닥불에 바짝 마른 땔감 넣으며

우주 섭렵할 수도 있겠다.


활활 타오르며 일렁이는 불꽃 바라보노라면

우주의 깊은 속살 만지는 기분 든다.


위대한 영웅만이 거인은 아니다.

스스로 토토로의 나무*처럼 단숨에 자라

우주의 기승전결 굽어볼 수 있다.

태초부터 우주 끝까지

한눈에 내려볼 수 있다.


변기 물 내릴 때도

청소기 돌릴 때도

고속도로 달릴 때도

상사가 괴물로 변신했을 때도


빛의 속도로 달리는 엔트로피 열차에

천연덕스럽게 탑승하기만 하면 된다.

아인슈타인 혹은 제가 좋아하는 거인 어깨 위에


냉큼 올라타면 된다.


그렇다면 우리 마침내

신의 고독 맛볼 수 있다.

진리와 맞대면할 수 있다.




시계 초침 소리만이 정적을 깨는 아스라한 적막 한가운데, 우리 마치 신처럼 고독한 결단 내려야 할 때 있다. 역사의 현장에 서 있어야 할 순간 온다. 그러므로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단지 부분이 아니라 스스로 전체가 되는 그 순간 포착할 수 있도록.




*크리슈나 : 인도의 많은 신 중 하나로 비슈누의 8번째 아바타.


*토토로의 나무 :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1988)에서 토토로가 선물로 준 씨앗이 자란 나무. 토토로들이 기도하자 싹을 틔우고 단숨에 자라 하룻밤 사이에 큰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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