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삶의 꽃 한 송이 피우기
인생은 달콤하지 않다.
‘달콤한 인생’이라는 제목의 영화나 소설 있다면
그것은 필시 역설일 터.
인간을 죽이는 치명적인 독이 결국 인간을 살게 한다.
상처는 돌올한 흉터 된다.
아니, 상처로 인해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있게 된다.
불행한 사태가 역설로 인해
도리어 아름답게 귀결되는 것이다.
요컨대 삶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묘한 설렘이 있다.
짜릿함이 있다.
빈속에 독주 한 잔 쏟아부은 듯
싸한 것이 있다.
뭉클한 핏덩이 올라오듯
울컥하는 것이 있다.
천 길 낭떠러지에서 죽음 앞둔 듯한
처연함이 있다.
우주 저 끝에 홀로 나가떨어진
그래비티(Gravity, 2013) 산드라 블록이 겪었을
아찔함이 있다.
마침내 가슴 가득 차오르는
뜨거운 눈물이 있다.
뿌듯함이 있다.
그것은 신의 품에 안긴 듯
가슴 뛰는 흥분이다.
평상심이나 행복이 아니라
총알 한 방 맞은 듯한
상쾌한 통증이다.
인간존재란 비참하기에
도리어 눈부시도록 빛나는 것.
시간을 압도하여
저를 1세기 뒤쯤으로 옮겨놓을 필요 있다.
옛말 하며 웃게 된다는 건 어른들의 구수한 무용담
끝까지 가보면 알게 된다.
졌기 때문에 이기게 된다.
또한 지는 것보다 무서운 건
긴장 풀리는 것이다.
널브러지는 것이다.
중요한 건 끝까지 가는 것
비로소 회심의 미소 지을 수 있다.
쓴맛이 짜릿하다면 이제 어른이다.
민주주의도 끝까지 가는 것. 이념이 아니라, 피 흘리며 절뚝절뚝 우당탕탕 전진하는 그 자체. 흡사 알에서 깨어나 저 대양 향해 질주하는 아기 바다거북이의 일생. 결국 매 순간 시민이 성장하는 것. 민주주의란 결말이 아니라 프로세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