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삶의 꽃 한 송이 피우기
넘어지고 쓰러지고 짓밟힐 때
아무도 내 곁에 없을 때
되는 일이라곤 하나 없는
최악의 형국일 때
우리 비로소 통쾌하게 웃어젖힐 수 있다.
왜?
그 찬란한 순간을
‘살아서’
생생하게 살아서 통과하고 있으니까
소름 돋도록 정신 바짝 들고
세포 하나하나가 다 꿈틀대며 기지개 켜니까
정신 잃지도 죽지도 않고 오히려 명징해지니까.
멋지지 않은가?
그럴 때 슬그머니 미소 지어진다.
복근에 힘 들어가며 너털웃음 마구 새어 나온다.
그런 순간의 쾌감 안다면
한 번쯤 겪어봤다면
세상에 무서울 건 없다.
스트레스란 외력에 대항하는 내력
즉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지레 겁먹지 않고
외력에 굳건하게 대응할 때
생각만으로 호르몬 폭발한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같다.
바로 깨달음이다.
그렇다.
그것이 감정이든 상황이든 사고실험이든
극한을 넘어설 때 있다.
혹은 극한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
생각 전복시키고
상황 반전시키는 것
바로 그때 추락하던 그것에 날개 돋는다.
지상에 없는 지극한 쾌감 분출된다.
이른바 전복 오르가즘
말하건대
평상심은 도道일 수 있지만
도란 결코 평상심 따위가 아니다.
실패는 시행착오일 수 있지만
시행착오는 실패가 아니다.
좋은 일은 나쁜 일일 수 있지만
나쁜 일은 나쁜 일만이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게 아니다.
진리의 길 간다는 것은
생 아닌 것 단호히 처단하고
군더더기란 군더더기는 모조리 쳐내는 것
무덤 같은 알 깨고 나와
맹금과 뜨거운 햇볕 피해
피투성이로 사투 벌이는 바다거북이 되어
저 먼 해안선 닿을 때까지 살아내는 것
애초 먼 길 돌아가는 것
겪을 산통 다 겪고 시작하는 것
낙차 키우는 것이다.
좋은 건 좋기 때문에 나쁜 것이고
나쁜 게 비로소 역설의 복선이다.
기. 승. 전. 에서 호들갑 떨지 말고
기. 승. 전. 결. 한눈에 보자.
지금 닥치는 나쁜 일들은 앞으로 올 우리 기적 같은 날들의 복선 되겠소. 그러니 짜릿하지 않을 도리가 없소.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 달리기 애호가들이 느낄 수 있는 도취감. 주변 환경 자극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행복감. 특히 마라톤 선수들이 훈련할 때 -극한의 고통을 넘어 35km 지점쯤 -경험할 수 있다고.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 상황인 대회에서는 오히려 느낄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