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신의 농담 06화

역설의 바다

제2장 삶의 꽃 한 송이 피우기

by 절대신비

넘어지고 쓰러지고 짓밟힐 때

아무도 내 곁에 없을 때

되는 일이라곤 하나 없는

최악의 형국일 때


우리 비로소 통쾌하게 웃어젖힐 수 있다.

왜?


그 찬란한 순간을

‘살아서’

생생하게 살아서 통과하고 있으니까


소름 돋도록 정신 바짝 들고

세포 하나하나가 다 꿈틀대며 기지개 켜니까

정신 잃지도 죽지도 않고 오히려 명징해지니까.


멋지지 않은가?


그럴 때 슬그머니 미소 지어진다.

복근에 힘 들어가며 너털웃음 마구 새어 나온다.


그런 순간의 쾌감 안다면

한 번쯤 겪어봤다면

세상에 무서울 건 없다.


스트레스란 외력에 대항하는 내력

즉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지레 겁먹지 않고

외력에 굳건하게 대응할 때

생각만으로 호르몬 폭발한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같다.

바로 깨달음이다.


그렇다.

그것이 감정이든 상황이든 사고실험이든

극한을 넘어설 때 있다.


혹은 극한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

생각 전복시키고

상황 반전시키는 것


바로 그때 추락하던 그것에 날개 돋는다.

지상에 없는 지극한 쾌감 분출된다.

이른바 전복 오르가즘


말하건대

평상심은 도道일 수 있지만

도란 결코 평상심 따위가 아니다.


실패는 시행착오일 수 있지만

시행착오는 실패가 아니다.


좋은 일은 나쁜 일일 수 있지만

나쁜 일은 나쁜 일만이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게 아니다.


진리의 길 간다는 것은

생 아닌 것 단호히 처단하고

군더더기란 군더더기는 모조리 쳐내는 것


무덤 같은 알 깨고 나와

맹금과 뜨거운 햇볕 피해

피투성이로 사투 벌이는 바다거북이 되어


저 먼 해안선 닿을 때까지 살아내는 것

애초 먼 길 돌아가는 것

겪을 산통 다 겪고 시작하는 것

낙차 키우는 것이다.


좋은 건 좋기 때문에 나쁜 것이고

나쁜 게 비로소 역설의 복선이다.


기. 승. 전. 에서 호들갑 떨지 말고

기. 승. 전. 결. 한눈에 보자.





지금 닥치는 나쁜 일들은 앞으로 올 우리 기적 같은 날들의 복선 되겠소. 그러니 짜릿하지 않을 도리가 없소.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 달리기 애호가들이 느낄 수 있는 도취감. 주변 환경 자극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행복감. 특히 마라톤 선수들이 훈련할 때 -극한의 고통을 넘어 35km 지점쯤 -경험할 수 있다고.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 상황인 대회에서는 오히려 느낄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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