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설렘병법

긴장 푸는 순간 멍게 미더덕

멍게와 인간, 꼭 닮은 유전자 지도

by 절대신비

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자 98% 일치한다.
쥐는 90%

초파리는 75%


저들과 인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초파리는 인간과 유전자 매우 비슷한 데다

한살이가 2주 정도로 짧아

유전학과 생명공학 연구 단골 실험동물이다.


멍게도 게놈 지도* 초파리에 못지않은지
과학자들은 멍게를 인간의 먼 조상이라고 부른다.

유생시절엔 제법 똑똑하게 유영하고 다녔는데

다 자라서는 한 자리에 붙박여

자기 뇌마저도 먹고 소화시켜버리는 멍게

말하건대,

인간과 비인간
지성과 반지성
문명과 야만
시민과 왕정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또한 야만은 내 밖에만 있지 않다.

내 안의 야만
내 안의 괴물
내 안의 죽음
내 안의 구태의연과도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그게 살아있음
생이다.

저 문명의 벌레,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야만도
야만 보존의 법칙에 의해
일정 퍼센트 늘 새록새록 피어난다.

우리도 긴장 풀고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간
멍게, 미더덕 될 수 있다.

정년 보장받은 교수
공무원 시험 합격한 공무원

서울대 합격한 대학생
사시 패스한 뒤 세상과 더 철저하게 유리된 채
사람을 개돼지로 보는 검판사

모든 젖과 꿀 약속해 주는 면허는
인간을 돼지로 만들 수 있다.
독재 꿈꾸는 멍게 미더덕으로 변태 시킬 수 있다
흉악한 천국 보여주는
신흥종교 사이비로 전락시킬 수 있다.

세상 온통 동물농장 될 수 있다.

그러니 전사들이여
멍게 미더덕은 보이는 족족 처단하기를.
초장 바르기를.

자기 뇌와 근육, 신경계까지도 먹는 놈이라 그런지
1~2개 정도는 막 먹어도
소화 아주 잘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붙박인 자리 박차고 탈출하라.

멍게여!






*초파리: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미국이 했던 V2 로켓 발사 실험, 즉 우주 생존 실험에 ‘노랑초파리(Fruit fly)’가 포함되어 있었다. 1947년 수직으로 발사된 V2 로켓은 109km 고도까지 도달했다가 그대로 내려왔다. 위성 궤도에 진입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Kármán line) 너머로 인류가 처음 보낸 동물은 초파리였다. 당시 실험 목적은 고고도에서 방사선 피폭 영향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초파리가 들어 있던 캡슐은 무사히 분리되어 낙하산으로 돌아왔다.

*멍게 게놈 지도: 멍게의 유전자는 1억 5,000만 개의 DNA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의 2분의 1 이하 수준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존감 네트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