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온다. 특별한 일이 있는 건 아니다. 특별하다면 이유 없이 잠이 안 오는 이 상태일 수도 있다.
요즘은 불안을 품고 있지만, 겉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그런 날의 연속이다.
이런 정도의 곤란은 당장은 어렵지 않게 누르고 지낼 수 있다. 그러나 간단하지 않은 것은, 안으로 쌓이기만 하는 불안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야 한다는 강박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게 우울로 번지는 것 같다. 당장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이런 불안을 그냥 보듬고 갈 수는 없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금 더 쉽게 풀어보자.
불안의 시작은 급격하게 줄어드는 수입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놓고 겉으로 한숨을 쉬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그런 일이 한숨으로만 끝나는 일이 아니다. 다들 어렵겠지만, 나만 유난스레 아픈 그런 부분도 있다. 아내에게 넌지시 지출을 좀 줄일 수 없겠냐고 묻기도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은 내가 더 잘 안다.
냉수 한 모금 마시고 하늘은 쳐다본다던 옛 선비가 생각나지만 나는 선비도 아니다.
정부?
그쪽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하고는 다른 일로 코가 석 자다. 궁민(窮民)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살아남은 놈만 내 뒤에 서라고 말하고 싶을 것 같다. 그들이 말하는 각자도생이다.
내가 믿어야 하는 것은,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느냐는 말뿐이다.
그러나 세상은 예전하고는 달라졌다. 살아 있는 입에도 거미줄은 금방 치는 것이고, 더 나이가 헛소리를 못 하게 숨통까지 막아버린다는 말을 들었다.
내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드리는 인사가 “식사는 하셨는지요?” 였다.
이젠 그런 눈물 나올 안부도 물을 수 없는 분위기다.
그래도 숨을 무작정 참는 그런 무식한 짓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