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달이 바뀔 때마다 묘한 강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항상 이달에는 꼭 글을 올리기로 자신에게 약속하곤 했었는데·····.
지구력이 떨어진 걸 절감합니다. 그래서 며칠 쓰는 척하다 슬그머니 그만 들 것이 두려웠습니다.
몸이 안 좋은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몸이 안 좋다는 뜻에는 내 정신 건강도 별로 안 좋다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대구에 사는 손위 동서가 치매기가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덜컥했었습니다. 혹시 나도?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요. 동서에 대한 염려가 크지만 내 안녕도 걱정입니다.
전에는 책을 읽으면 정확하게 5분 후에 잊었는데 요즘은 읽는 그 순간에 잊는 것 같습니다. 그 대책으로 지금은 책 읽는 것을 삼가고 있습니다. 아픈 눈으로 애쓰고 읽은 내용을 실시간으로 잊어버리는 릴레이를 과연 계속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것 같아서지요.
앎이 거의 다 지워져서 머리가 허전하지만. 위안이라면 아직은 내 이름은 잊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난리판에 그게 어딘가 하는 생각입니다. 핸드폰에 행불이 된 나를 찾는 광고는 안 나갈 것 같다는 안도의 한숨이지요.
며칠 전에 인천에 사는 선배가 안부 전화를 주셨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내가 먼저 해야 했을 인사지요. 코로나 때문에 서로 대면한 적도 없는 분입니다. 건강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축복받은 육신이 부럽습니다.
충실하고 열심히 하겠다는 전제는 빼고,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옹색하지만 엉성한 내 흔적을 남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23.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