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골(皮骨)이 상접(相接)

by 임진채

< ‘피골이 상접’, 이건 피부와 뼈가 서로 붙어 있다는 뜻이니 아주 살벌한 표현미다. 일상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제목을 이리 뽑은 이유가 있다.

겨울을 보내는 기념으로 목욕하고 몸무게를 쟀더니, 헐, 10kg이나 빠졌다.

작은 키에 그 양이 빠졌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거울 속의 퀭한 눈이 유난스레 안쓰러워 보였다.

몸무게가 왜 그렇게 줄었지? 쌀이 없어 밥을 굶었나?

온통 백발이 늙은이 꼴을 더 불쌍하게 하잖아!

머리 염색부터 할까? >


위에 인용한 글은 지난 3월 10일에 아침 걷기 운동하면서 메모했던 내 생각을 풀어 적은 것이다.

나는 허리가 아파서 오래 걸을 수 없다. 1km쯤 되는 거리를 다섯 번을 쉬어서 다녀온다. 200m 정도를 걷고 쉬는 셈이다.

나 말고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정이 그러하지만, 너무 자주 쉬는 게 남사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쉬는 중에 노트를 꺼내 그때그때의 생각을 적는다. 쉬는 게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앉아 있다는 불온(不穩)한 허구(虛構)인 게다.

그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 읽어보니 나는 참으로 가식(假飾)적인 사람이다.

몸은 낡았고, 가슴은 이 지경이니·····.



202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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