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by 임진채

6월 4일 일요일에 6월 6일 현충일인데 그 가운데 월요일인 오늘, 우리는 쉰다.

휴일과 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면 가운데 낀 평일은 휴일로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징검다리 휴일인 게다.


그러면 평일과 평일 사이에 휴일이 끼면?

그 휴일은 평일이 되어야 한다.

말장난한다고 화낼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좋아하는 논리로 따지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 논리를 따르자면, 이 세상의 휴일은 다는 아니지만 거의 없어지게 된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평일 사이에 휴일 이틀을 끼운다면, 좀 쉽게 말하자면 금요일과 월요일 사이에 토요일과 일요일을 끼워 넣으면 결론은 뭘까? 둔한 머리를 자랑하지 말자. 그건 맨날 평일이라는 말이다. 어렵게 법을 바꿀 필요도 없다.

그렇게 된다면 근로기준법의 주 52시간 근무에 징검다리 평일로 생길 16시간을 더하면 어느 분이 주장하는 주 69시간 법정 근로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논리가 나온다. 그분이 어떤 분인데 불가능한 공약을 걸겠냐.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은 고스톱으로 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본인이 묘하게 돌려 입증했다.



이 글은 써놓은 지 제법 오래된 글이다.

그런데 예감이 안 좋아서 여태까지 묵혀 두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제일 두려워했던 게 “쓰는 게 법”이라는 불문법(不文法)이다.

그 법에 따르면 나 같은 사람도 너끈히 학교에 갈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세상이 바뀐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불온한 것 같이 느껴지는 말을 겁도 없이 한 걸까? 새가슴처럼 비겁한 내가·····.

나도 모르겠다.


굳이 가져다 붙이자면 “죽기로 하면 무슨 짓인들 못 하겠어?”라는 돌림병에 걸린 모양이다.

어떤 억압을 들이밀더라도 당장 죽어 억울하지 않을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나를 정의한 상태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겁에 질려 도망가던 쥐도 쫓는 고양이에 정면으로 돌아서 선다.


또 한 가지!!

누가 뭐래도 지금의 우리 시회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이 땅에서 태어난 어떤 사람도 그 멍에를 자력으로 벗을 수 없다. 네가 때렸으면 너도 맞는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관습법이다. 이건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2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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