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글을 써야 먹힐까 하는 생각을 골똘하게 하고 있다. 답이 간단하지가 않다.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라는 것, 거기까지는 원래 알았다. 한데 거기서 한 발짝 내디뎌 대체 어떤 이야기가 그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느냐 하는 대목에서 헤매고 있다.
공자 평전에나 나올 법한 그런 것은 아닐 거라는 것까지도 알고 있다. 당연하게 그건 이제는 진부하다. 엄마 찾아 삼만리 같은 신파도 아니다.
내가 부산에 있을 때 욕쟁이 할머니 집에 무지막지한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끈질기게 밥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난다. 그건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요즘같이 정서가 불안정할 때 그런 자존심을 밑동부터 흔드는 언동이 먹힐 것 같지도 않다. 왜 봤느냐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때려죽이기도 하는 세상에서는 말이다.
읽는 사람의 층에 따라 다르겠지만, 읽고 가슴 찡한 이야기는 대체 어떤 것일까?
쉬운 것 같지만 어렵다. 상당 시간을 들여서 생각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깨달음이 없다.
억지로 시간까지 들여서 고민 같은 걸 할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였다면 나 말고 다른 수많은 사람이 이리 머리 싸매고 전전긍긍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신통한 방법이 하나 있긴 있다. 그게 뭐냐고? 글을 아예 안 쓰는 방법이다. 평이나 반응을 걱정할 필요도 없이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그 길로 가? 사실은 내가 방금 거기에서 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