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by 이지우

느티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있었다. 그의 초록 머리카락과, 그들이 토해내는 초록 어린 숨결들이 하늘과 땅을 부유했다. 그는 바람에 맞추어 홀로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그의 발은 이 깊고 척박한 땅에 묶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떻게 이 세상의 무엇보다 자유로울 수 있었나. 바람이 몰려와 발목을 에워쌌다. 나 또한 고적한 느티나무 한 그루로 솟아난 것만 같아, 홀로 들판 위에 발을 묻고 그를 따라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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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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