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2)

by 이지우

바다가 발가락의 사이사이를 적셔왔다.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 물줄기와 은은하게 떠오르는 윤슬들이 발등 위를 거닐다 본래의 자리로 다시 떠나갔다. 그렇게 다시 지면에 손을 뻗다가 제 자리로 돌아가고, 세게 몰아쳐 엎어버리듯 덮쳐오기도 했다. 그렇게 영영 떠나지 않을 듯이 팔을 뻗대놓고선 다시 빠르게 저편으로 밀려간다. 두세 번, 세네 번을 지면과 바다 위를 오갔다. 그들은 발가락 사이를 파고들기도 하고, 어쩌다 보면 발목을 한 아름 안기도 했다. 발목을 감싸든, 발가락 사이를 곰살맞게 비벼오든, 어차피 부드럽게 제 몸을 비벼와도 곧 다시 매정히 떠나갈 이들 아니던가. 여인은 그들이 괜스레 미워져서, 그들이 다시 여인의 발에 손을 뻗었을 때 여인은 자신의 발가락을 힘껏 옹송그렸다. 따듯한 바닷물의 온기 대신, 거친 입자의 모래알들이 발바닥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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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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