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by 이지우

하늘이 벌겋게 익어가고 있었다. 희끗한 물안개가 몰려와 지평선을 덮쳐 안았으므로, 하늘이 어디고 바다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물안개로 숨어 들어가는 해조차도 넓은 구름에 가려 은은한 잔상을 남기고 모습을 감추었다. 모든 것이 흐렸다. 바닷물이 넘쳐서 하늘에 흘린 탓에 모든 것들이 번지고 말았다. 그들이 다시 제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어쩌면, 영원히 마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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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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