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참혹한 광경을 설명하기엔 하나의 입으론 부족하다. 서쪽에서 하늘을 가르며 날아온 자주포가 땅과 하늘과 사람들을 산산조각내고, 그 파편들이 맨 땅에 떨어져 뒹굴었다. 보이지 않는 납덩이들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마구 짓이겼기에, 어떤 날엔 거친 길을 오르다 뒤를 돌면 인파의 절반이 죽어있었다. 나는 등의 날갯죽지가 파르르 떨리고 두 손이 식은땀에 미끄러져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전쟁이 쓸어가 버린 한 거리에는 돌멩이만큼 보기 쉬운 것이 사람의 시체였다. 시체가 썩어가는 냄새가 몸에 베이고, 폐부에 들어오는 끔찍한 냄새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이것이 인간에게 내려진 최후였는가. 가슴이 찢어진다던 그 묘사는, 단순 은유적 표현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전장 속을 가르며 달릴 때, 살려달라는 비루한 외침은 하지 못했다. 이 피비린내 속에서 살아도 어떻게 죽기보다 낫겠는가. 나의 숨결 하나하나 들은 애당초 내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것이었다. 내가 그 많은 숨결들을 빼앗아 온 것이다. 내가 저지른 일이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