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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Feb 09. 2024

보상 14 _ 경영성과급 불만

회사가 큰돈을 지급하지만 구성원들은 오히려 불만이 많아지는 상황이네요.

각 회사들의 경영성과 공시가 속속 마무리되면서 경영성과급 지급에 대한 각 회사들의 발표가 계속되고 있다.

제일 큰 이슈가 된 것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사업부의 경영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항상 경영성과급이라는 이슈가 나오면, 구성원들은 “우리는 왜 삼성전자처럼 연봉의 50% 수준을 성과급으로 받지 못하지?”라고 불만을 제기하던 상황이 많았고, 

회사는 “사업의 종류가 달라서 엄청난 사업실적이 나는 사업이 아닙니다. 우리 사업에서 연봉 50% 경영성과급을 받으려면, 업계 1등은 물론, 현재 매출액이 3배로 성장해야 가능한 사항입니다. 아직은 체력이 안됩니다.” 등등의 적극적인 해명(?)을 해야 했었던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참 새롭고 어찌 보면 경영성과급의 본래 취지에 맞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경영성과급은 원래 이런 것이다. 

성과가 있으면 받고, 성과가 아주 잘 나오면 많이 받고, 성과가 예년 수준이면 기준율만 받고, 성과가 없으면 안 받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다행스럽게도 사업이 예년 수준 정도는 유지하게 되면서 성과급이 거의 매년 지급된 회사들이 많았던 거 같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기도 안 좋고,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모두 노력해서 어느 정도의 사업 성과는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이것으로도 정말 다행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구성원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보상과의 차이로 인한 상실감이 그 주요한 원인인 듯하다.

불만의 유형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뉘는 듯하다.


1. 처우 수준

매년 일정 수준을 받아왔고, 본인이 입사할 때에는 그런 처우 수준을 기대하고 입사했는데, 지급이 안된다고 하니 처우산정이 잘못된 거 같다.


2. 목표 수준

회사가 너무 높은 경영 목표를 설정하거나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이로 인한 결과로 성과가 안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회사 경영진이 목표 수준을 잘못 설정했다.


3. 계산 산입 내용 

결과적으로 나온 숫자대로 성과급을 지급해야지, 어떤 금액은 빼고 어떤 금액은 더하고, 회사 마음대로다. 회사나 구성원들의 노력이 아닌 비정상적인 이익도 산입 해서 성과급을 산정해야 한다. (반대로, 비정상적인 손실로 인한 회사 경영위기 시에는 성과급 지급을 감액하거나 뺄 거 아닌가?)


4. 금액 수준

기대했던 금액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다른 동종 경쟁사가 많이 받았는데 또는 인재경쟁군에 있는 타사가 많이 받았는데 비교적 적게 받았다면 불만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었으므로 성과급도 사상 최대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분배하지 않고 회사가 임의적으로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위 사항들에 대한 회사의 생각은 구성원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1. 처우 수준에 대해서는 회사들이 처우협의를 할 때 성과급에 대한 설명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대부분 회사는 성과급은 지급될지 안될지가 정해진 사항은 아니므로 불확정적 급여로 설명한다. 

그러나, 입사지원자 입장에서는 해당 금전을 큰 장점으로 생각해서 입사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것을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과급은 지급되는 해와 미지급되는 해가 교차로 발생할 있으므로 단순하게 당해연도 성과급 미지급으로 인해서 재이직을 시도하거나 불만 속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손해로 다가올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2. 목표 수준에 대해서는 회사의 경영목표 설정은 철저하게 회사의 의사결정이다. 

주객이 전도되어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서 경영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경영 목표에 의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또는 전략목표가 수립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구성원이 있을지 모르지만 경영진의 배임이나 불법적 의사결정에 따른 상황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는 사항이라고 생각된다.


3. 계산 산입 내용의 변화는 좀 이슈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작년에 세무조사를 통해서 막대한 금액이 추가 세액 납입으로 손실로 반영되었다가, 작년 중 소송을 통해서 승소하여 환급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의 반영 여부가 성과급이 지급여부 또는 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하게 된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1) 재작년에 손실이 있을 때 작년 성과급 지급 시 이를 반영하여 차감하였는가?, 2) 차감하였다면 환급이 된 경우에도 추가 이익으로 반영해 주어야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바람직해 보인다. 

반대의 경우에는 1) 차감하지 않고 지급했다면, 2) 올해도 반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구성원 입장에서 후자의 경우에도 무조건 올해 이익에 반영해서 지급해 달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이슈는 과거 손실 반영분은 없었는데, 올해에만 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일 것이다. 

이 경우에는 내년 이후의 상황을 예측해 보고 이 상황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해 주어야 할 것이다. 

올해에는 이익이지만 내년 이후에 다른 이슈로 인해 환수되거나 추가 지불되어야 할 수도 있다면 올해 성과급에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4. 금액 수준에 대해서는 ‘사상 최대 이익’ 등의 용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과거보다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경영목표를 수립한다. 

따라서, 시장 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매년 사상 최대 이익을 목표로 경영계획이 수립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럼, 사상 최대 이익이므로 성과급도 사상 최대이어야 하는가

이 사항은 성과급 제도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영업이익의 단순 배분 방식이면 성과급이 최대로 나올 수도 있고, 단순하게 이익 비례가 아니고 항목별 산식이 별도로 있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앞의 글 보상 4_보상평정자 : 경영성과급 참고)

다만, 경영실적과 선형 그래프로 연동된 경우에는 비례한 금액이 지급될 수 있고, 구간 방식인 경우에는 월등하게 구간을 초과해야 더 높은 금액이 지급될 수도 있다. 

결국, 언론에서 이야기되는 상징적 문구에 집착하기보다는 본인 회사의 사업의 특성과 성과급 제도에 대한 이해가 먼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경영성과급은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 노력하고, 실제 목표달성 또는 초과 성과에 대해서 일정한 기준에 따른 금전을 지급하는 동기부여 제도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경영성과급 제도로 인해서 동기부여가 아니라 회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있다.

위에서 열거한 4가지 사항이 모든 사항을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생각과 사유들로 성과급 지급 시기마다 갈등이 유발되고 이를 치유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회사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표현도 한다. ‘돈 주고 욕먹는다.‘ 회사가 어떤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만, 최근 들어 성과급 이슈는 특히 그렇다고 본다.

그렇다고 만약 성과급 제도를 없앤다면?

사실 경영성과급 제도는 임금이나 복리후생처럼 정해진 처우 및 제도가 아니라서 (회사마다 실제 상황은 다르겠지만) 회사가 없앨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성과급 관련 '임금 미지급'에 대한 진정이나 소송이 연결될 수 있다.

최근에 판례들을 위주로 일부 회사의 경영성과급이 ’ 임금이다.’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앞의 글 보상 6_법상 임금일까? 아닐까? 참고)

따라서, 회사가 면밀한 법률적 검토 없이, 즉흥적인 판단으로 경영성과급을 미지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성원들은 회사의 경영상황을 이해하고 동참해야 하고, 회사도 경영성과에 대한 투명한 소통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고, 성과급 제도 자체를 반드시 정확한 공식을 통해 산정하고 회사의 재량권이 없어야 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성과급은 원래 회사의 재량권 하에서 지급되는 금전임은 변함없다.)


당해연도 경영성과급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고 발전하는 우리 회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자세와 결과 그리고 확실한 성과가 있으면 이에 화답하는 경영진의 신뢰와 행동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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