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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거리두기 메뉴얼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도 나를 지키는 방법

by twelve celsius

“싸울 힘은 있지만, 싸우고 싶지 않다.”
“책임은 있지만, 권한은 없다.”

“지친 건 맞지만, 떠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요즘, 조직 안에서 내 감정, 내 에너지, 내 ‘나다움’을 지키는 법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떠나기 전, 무너지는 나를 붙잡는 심리적 거리두기 기술 안내서입니다.



1. “나는 이 조직이 아니다” 나와 회사의 정체성을 분리해보자

'일' = '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조직은 당신을 평가할 수 있지만,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는 회사의 평가 대상이 아닙니다.

작게라도 구분 짓는 말버릇을 만들어 보세요.

“이건 내 감정이 아니라, 이 시스템 내부의 구조적 반응이다.”


2. “지금 이 장면, 어디선가 본 적 있는데?” — 감정 탈중심화

너무 몰입되면, 벗어나기 힘들어집니다. 지금 감정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질문을 해봅시다.

“이건 다큐멘터리라면 어떤 장면일까?” “지금은 에피소드 3화의 위기 전개 부분이군.
어떤 노래를 배경에 넣어볼까?."”

이런 유머와 관찰자 시점은 마음에 공간을 줍니다.


3.“여기부터 출입금지요” – 일상에 선 긋기

퇴근하고도 머릿속에서 일 생각이 계속 떠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이 지쳤다는 신호다.
하루의 끝에서 이렇게 선언해보자.

“오늘의 감정은 저 문 앞에 두고 들어갑니다.”


4. “내 힘은 바깥에도 있다” – 외부 에너지 회복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회사 대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상에 에너지를 다시 투자해보자.
작은 글쓰기, 오랜 친구와의 통화, 취미, 반려견 산책 하나만으로도 나를 회복할 수 있다.


5. “부정적인 감정은 기록될 때 힘을 잃는다” – 내면 일기

기록은 치유다.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곧 내면의 침묵이 되고, 그 침묵은 무기력으로 번지게 된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써보기 시작하자.

오늘 나를 흔든 한 문장

그때의 감정

그리고 내가 진짜 바랐던 것


이건 ‘떠날 결심’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기술’이다.

회사는 이직하면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조직 속의 나’라는 대목에서는 내가 바뀌어야 한다.

떠나기 전, 무너지지 않도록. 버티되, 잃지 않도록.

지금은 심리적 거리두기 연습이 필요한 시간일 수 있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20일 오후 10_03_04.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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