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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pr 21. 2022

결혼, 죽음

에밀 졸라의 단편 소설

에밀 졸라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본 이름이다.

자연주의 작가, “결혼, 죽음”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단편소설을 묶어 놓은 것이다.

‘결혼’이라는 주제로 다섯 편, ‘죽음’이라는 주제로 다섯 편의 단편, 그리고 ‘어떤 사랑’이라는 단편이 실려 있다.     



  18세기 프랑스 사회의 구성을 귀족, 부르주아, 상인, 서민으로 ‘결혼’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남녀의 만남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우연과 필연에 대한 것을 우리는 ‘인연’이라고 한다.

귀족사회의 결혼은 서로 수준이 맞는 형편에서 사랑은 조건이 아닐 수 있다.


사회의 평판과 체면이 우선된다.      

부부라는 형식에 얽혀 있지만 내밀한 사정은 일심동체가 아니라 남편 따로 아내 따로 삶을 이어간다고 작가는 말한다. 오늘의 현실도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는 부부가 존재하리라 본다.


부르주아, 상인, 서민 모두 그 위치에서 그렇게 살아간다. 에밀 졸라의 소설은 너무 솔직하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귀족, 부르주아, 상인, 서민, 농부 모두 다름이 없다.


단, 사자를 두고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대하는 모습이 장례식이라는 절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성대한 장례식과 초라한 장례식으로 사자에 대한 사회적 지위가 평가된다.      

우리 사회에도 고관대작이 죽으면 문상객이 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뉴스를 장식하는 안타까운 ‘세 모녀’ 사건, 작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사고사 등은

이 소설의 서민과 농부의 죽음과 같다.      


  외국 소설이지만 공감이 간다.

“사회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한 개인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건은 사랑, 결혼 그리고 죽음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결혼과 죽음으로 평가된다는 말에 동의한다.  

    

결국 자식 낳아 대를 잇고, 책임을 다하면 죽음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만물의 순리인 것을

사람들은 -나도 물론- 잊고 아등바등 살아간다. 그리고 죽을 때 후회한다.

더 잘 살 수 있었는데,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더 재미있게 살 수 있었는데...


결혼, 죽음. 에밀 졸라 저, 이선주 옮김. 2019.11.18. 정은문고. 11,000원.

에밀 졸라(1840.4.2.~1902.9.29.) : 이탈리아 출신 아버지와 프랑스 출신 어머니 사이에 파리에서 출생, 1862년 프랑스 국적 취득, 1867 첫 장편 소설 “테레즈 라캥” 출간, 1908년 팡테옹으로 이장. 자연주의 소설의 선두주자.

이선주 :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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