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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n 03. 2022

조정래 소설 ‘대장경’을 읽고

고려시대 몽고의 침략과 민초들의 이야기

 □ 줄거리

소설은 해인사에 있는 대장경을 지키려는 승병들의 모습으로 시작, 목수 근필, 필생 정장균, 각수 김수용, 교정별감 최우, 교종승 수기대사, 고려 고종 등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팔만대장경을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몽고의 침입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과 힘든 삶을 불교의 힘으로 이겨나가려는 민초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 책을 읽고 나서

  유네스코에 우리의 팔만대장경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정래의 장편소설 “대장경”을 읽었다.


  고려 고종 때 몽고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천도한 상황에서 불타버린 대장경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을 줄거리로 하여 목수 근필, 필생 정장균, 각수 김수용, 교정별감 최우, 교종승 수기대사 등을 등장시켜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내용이다.


  몽고군이 침략하자 맥없이 백성을 버리고 강화도로 피신하는 왕과 고관대작들 그리고 백성을 돌보지 못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부처님을 정치에 끌어들여 대장경을 만들어 불법의 힘으로 몽고군을 물리치라는 어명을 내리게 하는 대신들과 그런 결정을 하는 나약한 왕, 13년간 제주도까지 짓밟은 몽고군의 침략으로 눈앞에서 혈육이 능욕을 당하고 처참하게 죽어가고 가재도구를 빼앗기고 가옥과 사찰이 불에 타서 없어지는 난국에도 나라를 위해 대장경을 만들어가는 민초들의 고달픈 삶을 읽으면서 6·25전쟁이 떠올랐다.    

 

  올해(2011)는 수많은 인명의 희생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참혹한 6.25 전쟁이 발발한지 61주년이 되는 해다. 그 때도 영문을 모르는 민초들은 소수의 전범들이 벌려놓은 전쟁의 도가니에 빠져 혈육을 잃고, 삶의 터전을 망실하는 고초를 겪었으며 지금도 이산가족과 같은 전쟁의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그런데도 작금의 현실은 남남갈등이니 이념이니 하며 북한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폭침과 같은 코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외면한 채 사실을 호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고려 시대 몽고군의 침략을 겪고 나서도 조선 시대에 정신을 못 차리고 아무런 대비 없이 당파 싸움을 하다가 일본의 침략으로 나라마저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다.      


소설 “대장경”에 ‘장수가 비곗살이 쪘을 때 싸움은 패 하게 마련이고, 관료가 돼지 배를 가졌을 때 나라는 도탄에 빠지고, 선비가 목덜미를 자유로이 돌릴 수 없게 되었을 때 학문은 빛을 잃게 되는 것이 분명하다.’라는 내용이 있다.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할 일을 하지 못할 때 우리는 제2의, 제3의 6·25를 겪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국가안보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대장경과 6·25’ 신문기고)    

 


기억하고 싶은 글귀     

장수가 비곗살이 쪘을 때 싸움을 패하게 마련이고, 관료가 돼지 배를 가졌을 때 나라는 도탄에 빠지고, 선비가 목덜미를 자유로이 돌릴 수 없게 되었을 때 학문은 빛을 잃게 되는 것이 분명한데 하물며 藝의 길을 제대로 걷는 자에게 어찌 뼈를 무겁게 할 지경의 살이 머무를 수 있을까?     


이것으로 81,137자의 경판본인 162,274장이 글씨를 완성해 낸 것이다. 한 판 양면을 650자로만 치더라도 52,739,050자를 쓴 것이다.      


불법을 일정한 규준 아래 집성해 놓은 불교 성서를 대장경이라 한다. 藏이란 말은 광주리를 뜻하는 범어에서 유래된 것이다. 따라서 대장경이란 말은 불교 성전이 담뿍 담겨 있는 큰 광주리라는 뜻이다.


책 소개

대장경, 2010.12.1. 4판 1쇄, 조정래. 해냄출판사. 2011. 6. 16.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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