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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과사색 Jun 29. 2022

불면증 극복 방법 2. 점진적 근육 이완법 실천 후기

불면증 극복 방법 '점진적 근육 이완법' 실천 후기

불면증 극복 방법 '점진적 근육 이완법' 실천 후기


밤 11시 30분, 침대에 누웠다. 오늘 밤은 점진적 근육 이완법을 시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얼마나 도움이 되려나 미심쩍어서 거의 일주일을 미루고 있었다.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근육 몇 번 힘주었다 빼는 것이 나의 괴로운 불면증에 도대체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일모레 에린과 상담이 있으니 오늘 밤은 해야만 했다. ‘해 보긴 해봤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 숙제를 대충 해치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깜깜한 방 안에 눈을 감고 누워서 에린이 보내준 유튜브 비디오를 재생했다. 나긋나긋 나비 날갯짓 같은 목소리가 등장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세요’, ‘숨을 천천히 내쉬세요’, ‘눈썹을 최대한 높이 위로 들어 올리세요’라고 세상만사 평화롭고 태평하게 말하는데, 순간 묘하게 집중이 되었다. 이 걱정 저 걱정 모든 걱정 끌어안고 방방 뛰던 나의 세계에서 갑자기 튕겨져 나온 것만 같았다. 이제 그만 닥치고 네 평온에 집중하라고 한 대 맞고 진정된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따라 하게 되었다. '눈을 감고 얼굴을 찡그리세요'라고 하면 최선을 다해 쭈구리 표정을 만들어 찡그렸다. '이제 근육에서 빠르게 힘을 빼고 20초 동안 쉬세요'라고 하면 '휴우-'라는 추임새까지 넣어가며 쉬었다. 그렇게 약 20분에 걸쳐 이마를 지나 얼굴, 가슴, 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 근육을 차례로 힘을 주었다가 빼는 일을 반복했다.


신기하게도 점점 온몸이 가벼워지고 이완되는 것이 느껴졌다. 혈액 순환이 되는 것도 느껴졌다. 그리고 20분짜리 비디오가 끝나자마자 나도 모르게 잠에 빠졌다. 에린은 중간도  가서 잠에 든다고 했었는데, 그때는 '만사태평한 사람인가 보다' 했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꼼지락꼼지락 근육에 힘주었다 뺐다 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


몸과 정신은 연결되어있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 줄이야. 직접 체험해보니 참 신기했다. 어두운 방에서 나긋한 목소리와 내 몸의 근육들에만 집중하니, 그 순간만큼은 고민과 괴로운 생각들이 비집고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나의 뇌가 그 바쁜 고민들에서 휴식할 수 있었고 비로소 잠에 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온 몸의 근육들이 오랫동안 긴장 상태로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하고 슬플 때는 몸이 경직되고 힘이 들어간다. 감정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몸의 상태가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이용해서, 나 스스로 불안감을 조절할 수 없을 때는 반대로 몸을 써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몸이 이완과 휴식 상태에 있을 때 뇌는 우리가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착각을 유도해서 편안한 마음 상태를 찾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점진적 근육 이완법이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의 자세한 방법은 저의 이전 글 '불면증 극복 방법 2. 점진적 근육 이완법'에 나와 있습니다. https://brunch.co.kr/@5b99714b79f941d/17




하지만 고민이 유독 많고 감정이 더욱 북받치는 날들이 있다. 그럴 땐 잠에 드는 것이 여전히 힘들다. 몸은 피곤하고 잘 준비가 되었는데, 뇌만 잠에 들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런 밤엔 힘들게 잠에 빠지더라도 새벽에 다시 깬다. 그래서 이제는 집착하듯 붙잡고 있는 모든 걱정들을 내려놓을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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