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중성화, 남겨진 아이들
1년에 한 번, 집 근처에서 돌아다니던 고양이들이 전부 사라질 때가 있다. 다름 아닌 ‘중성화’ 때문이다.
고양이를 케어해주는 단체가 시와 협업하는 형식으로, 중성화가 되어 있지 않은 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를 시켜준다. 무분별하게 개체수가 늘어나는 걸 방지하기 위한 활동이며, 보통 봄 언저리에 오며 고양이가 본격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하는 밤에 와 작업을 한다고 한다.
“웬일이래. 장군이가 없네.”
“애들 어미도 없고.”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4개월 동안 우리 집에 살다가 마당 고양이가 된 1살 고양이 장군이와 친구 동엽이, 삼자, 그리고 마당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던 새댁이 가 보이지 않았다. “또 걔네가 데려갔나 보다.” “누구.” “고양이 케어.”.
사실 나는 4년 동안 타지에서 공부를 하다가 1년 반 전에 돌아왔기 때문에, 고양이 케어라는 단체를 잘 몰랐다. 하지만 줄곧 이곳에 살았던 엄마는 잘 알고 있는 눈치인 듯 곧바로 그쪽에 연락을 했다. 연락을 해보니 집 주변에 있는 고양이들 중 중성화가 되지 않은 고양이를 전부 잡아갔다고 했다. 매년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던 그때, 눈에 밟히는 애들이 있었으니.
“쟤들은?”
마당에 있는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였다.
아주 작고 어렸던 새끼 고양이가 안타깝게 세상을 뜬 후, 남의 집 자식인 명수와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 그리고 새댁이가 함께 마당 구석에 자리 잡고 살고 있었는데 새댁이가 사라지니 애들만 덩그러니 남은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남의 집 마당에다가 눈에 띄지 않은 곳이라 못 봤나 보다 싶어 전화를 해보니, 그쪽도 놀라며 ‘보니 젖이 말라서 데리고 왔나 보다’라며 집에 한 번 들르겠다고 했다. 확실히 쟤들을 본 것만 2개월 반 정도 됐고 사료도 먹으려고 하는 것을 보니 젖을 떼긴 했으니 잡아갈 법하다고 생각했다.
“달래도 한 번 본다더라.”
전화를 하다 보니 달래 이야기도 나왔고, 달래 또한 한 번 제대로 보러 오겠다는 답을 했다. 선천적으로 팔이 굽은 애가 떨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던 차에 잘 된 일이었다. 온 김에 좋은 입양처가 있는 지도 물어보기로 했다. 11살 먹은 골골 노견을 새끼 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 열흘 째 내 방과 주변에 울타리를 세워 가둬 두었더니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다다른 듯했기 때문이다.
“장군이 때랑은 또 다르니….”
“걔는 지 혼자 도망갈 수 있기라도 했지. 얼마 안 가서 집 밖으로 나갔고.”
안에는 물진 않지만 고양이를 영 달가워하지 않는 노견이, 밖에는 고양이와 잘 지내지만 무는 놀이를 좋아하는 큰 개가 있는 집이었다. 1년 전 집에 있던 장군이는 노견의 꼬리를 톡 건드리고 도망가는 놀이를 즐겼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달래는 아니었고 말이다.
데려갈 사람이 있을까?
더 좋은 환경과 사람, 그리고 치료가 필요한 달래. 입양 갈 수 있을까? 나는 내 발가락을 툭툭 건들며 노는 달래를 보며 시름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