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한 낙타가 아슬한 걸음을 걷듯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등지고
띄엄띄엄 걸어가는 우리 아버지.
어떤 이는 거추장스러워하는 겉옷의 무게를
그분은 삶의 멋과 맛으로 여기며
때깔로 인생을 살아 오셨다.
안개처럼 내린 은발이 오래인데
기울어가는 태양의 망설임인지
보고 싶은 저녁 꽃들이 있는 것인지
그분 말씀의 온도는 변함이 없다.
그런 그 마음 어느 틈에 한 잎 두 잎
쓸쓸한 낙엽이 쌓여가는 탓일까?
높고 단단한 울타리가 허물어지고 있다.
문득 바라본 아버지 뒷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에 묻어나는 진한 외로움을
처연하고 먹먹한 가슴으로 쓸어안았다.
우리의 종착역이 이별임을 알지만
인연의 끈이 다하는 그날까지
자연스럽고 편안한 미소가 떠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