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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문 Jul 30. 2022

사랑은 원래..쉽지 않은 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쉽지 않아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건."


준호의 고백을 듣고 고민하는 영우.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고 준호의 마음이 궁금했다. 하지만 정작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의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장애 때문에 준호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고민이 된다. 아빠와 손을 잡아도 57초를 넘기기 어렵다는 영우의 말에 준호는 '손잡기는 다음에'라는 달콤한 대답을 한다.


준호의 사랑이 설레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는 영우에 대한 친절함 때문이 아니다. 상대가 장애인이듯 아니듯 사랑은 어렵다.


 손바닥에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움켜쥐면 사라져 버리고 , 보고 있으면 만지고 싶고,  잠시 잊어버리고 내버려 두면 차가운 얼음으로 굳어져 버린다. 설레임만큼 짧고, 언제  또 찾아올지 몰라 애타는 마음. 소중하게 만지지 않으면 깨져버리는 유리잔처럼. 조심스럽고 소중하지만 그만큼 예뻐서 내 마음이 앞서버리는 마음. 사랑만큼 어려운 감정이 또 있을까.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를 변호하며, 영우는 그의 사랑이 진실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역시 로맨틱하지 않다.


나쁜 남자임을 알면서 그가 감옥에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피해자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 그의 마음이 진실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

 

선례가 있었던 피의자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억울해했다. 사랑이라는 그럴듯한 변명 뒤에 숨어서 자신의 물질적, 탐욕적 욕구를 충족시킨 그는, 자신이 그런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준 그녀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사랑은 원래, 쉽지 않은 일이다.

한발 짝 한 발짝 다가가는 발걸음이 힘들어도, 어쩌면 영원히 좁혀지지 못할 거리일지라도, 그녀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만으로 함께 하고 싶은 준호.

누군가와 일상을 공유하는 사실이 쉽지 않지만 자신의 마음이 시킨 대로 그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반발짝이라도 떼어보는 영우.


두 사람의 사랑을 보면서, 내 감정에 가려 잠시 잊고 살던 배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을 아끼는 마음, 두 사람의 사랑이야말로 봄날의 햇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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