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공모전에 응모해 보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아니,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콘셉트에 맞는 글 10개를 묶어서 응모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저는 응모에 의의를 둔 한낱 응모자라서요.^^;;
그런데 쓸수록 어려웠어요.
같은 맥락의 글 10개를 묶는다는 건
길 가다가 우연히 꺾은 들꽃 10송이를 묶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았으니까요.
왜 이들을 엮었는가에 대한 설득
그래서 하고 싶은 내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의미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요.
심지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요.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많을 거예요.
위로가 필요해서, 심심해서, 모르는 세상이 궁금해서 , 기타 등등.
저는 답을 찾고 싶을 때 읽어요. 제가 풀어야 하는 문제가 그 책 속에 있지는 않지만, 어느 방향으로 풀어가면 좋을까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답을 찾지 못해도 좋아요.
천천히 그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거든요.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제가 많이 좋아하던 드라마예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어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은호야,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 나는 믿지 않는단다. 그럼에도 난 은호 너에게 한 권의 책 같은 사람이 되라고, 그 말을 하고 싶구나.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없어도, 한 사람의 마음에 다정한 자국 정도는 남길 수 있지 않겠니.
네가 힘들 때 책의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었듯이, 내가 은호 너라는 책을 만나 생의 막바지에 가장 따뜻한 위로를 받았듯이,
그러니 은호야,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한 권의 책이 되는 인생을 살아라."
드라마 말미에 한 작가님이 남긴 이 유언이 참 좋았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고 싶거든요.
제가 힘들 때면 숨었던 것처럼
누군가도 쉬어갈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어
요.
책 까지는 감히 꿈꿀 수 없을지도 몰라요.
공모전 응모도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브런치에 조금씩 제 글을 쌓는 일은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에요.
저를 위한.
그러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더없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