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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두 Apr 25. 2023

04. 과거를 고치는 오답노트

[파도]

  나는 역사를 싫어한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분야를 공부하든 그와 관련된 역사를 배우는 것은 늘 필수였다. 중고등학생 때는 한국사를 배웠고, 미술을 배울 때는 미술사, 심지어 지금은 한국어사까지 배우고 있다. 역사는 복잡해서 쉽게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어렵다. 이렇게 재미없는 역사를 도대체 왜 배워야 할까?           



1) ‘오답노트는 왜 써야 할까요?     


   혹시 오답노트를 써 본 기억이 있는가? 초등학생 때는 시험을 보고 나면 꼭 오답노트를 숙제로 내주셨다. 틀린 문제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뭘까? 빨간 색연필로 좍 그어진 문제를 보면 기분이 팍 상하기만 하는데. 선생님께서는, 한 번 틀린 문제를 두 번 다시 틀리지 않기 위해서는 오답노트가 꼭 필요하다고 하셨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발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잘못을 돌아보고 분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내가 잘못한 일을 되돌아보는 건 힘겨운 일이다. 부끄러운 과거를 굳이 굳이 들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서 다시 힘들어지는 것보다는, 그 원인을 파악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2) 과거를 고치는 오답노트     


   [파도]의 주인공 벤 로스 선생님은 유대인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경험을 심어주고자 교실 실험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역사 시간마다 집단 간의 결속력과 단결을 배우는 훈련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 실험이 꽤나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는 듯했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로버트는 이전보다 훨씬 밝고 적극적인 아이가 되었고, '우리는 하나'라는 인식 덕분에 외모나 성적의 구분 없이 모두가  평등한 교실이 되어갔다. 벤 로스가 일으킨 거대한 '파도'는 역사 수업을 듣는 아이들 뿐 아니라 학교 전체에 퍼져갔다. 몇몇 아이들은 파도에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파도를 따르는 아이들이 무서워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 


   파도는 유대인 학살과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를 고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잘못된 역사를 고치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의 삶에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파도에서는 ‘나치가 잔인한 일을 벌이고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침묵했나요?’ ‘왜 아무도 나서서 유대인 학살이 잘못이라고 말하지 못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현실에 빗대어 생각해 봐도,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잘못이라고 선뜻 말하기란 쉽지 않다. 솔직히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도 그냥 다수를 따랐을 것 같다. 인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소속감을 느끼기를 좋아한다는 걸 생각하면 그 당시에도 군중을 다루는 일은 어렵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침묵’에 대해 섣불리 비난하기란 어렵지만,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역사를 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유대인 학살의 역사를 보며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수라고 무조건 따르지 말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만을 따라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잘못을 덮으려고 하고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다. 민족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분명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도, 우리의 인생에도 오답노트는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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