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것 같은 날엔

by 새벽

‘나다움’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막연히 멋지다고만 느꼈다. 도대체 나다움이 뭘까? 그 단어는 왠지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모습 같았다. 지금의 초라한 내 모습과는 너무 달라서,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만의 경험이 쌓여갈수록 그 단어가 지닌 무게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나답게 산다는 건 사실 매일의 선택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감정에 솔직하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끄는 것.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 시작은, 결국 나와의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


나는 종종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를 때가 있다.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보다 먼저 떠오르고, 내 감정보다 누군가의 기대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날이 많았다. 그런 날들이 쌓이면, 나라는 사람이 점점 흐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을 해봐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게 너무 무서워서, 일부러 더 몰아붙였다.나를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나를 멈춰 세우고 싶어졌다. 더 이상 남이 정한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고 싶지 않았고, 무언가에 쫓기듯 사는 삶을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작은 연습을 시작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입고 싶은 옷을 입고, 하고 싶은 말을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해보는 것. 그런 사소한 실천들이 나를 지키는 방식이 되어주었다.


그러다 가끔은, 지치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내가 정말 달라질 수 있을까?” “애초에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괜히 애쓰는 거 아닐까?” 하는 의심이 따라붙었다. 그래도 나는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보려고 애썼다. 모두가 괜찮다 해도 내가 불편하면 “아니요”라고 말해보는 연습. 말하고 나서 괜히 눈치를 보고 후회도 했지만, 그런 표현들이 결국 내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그렇게 내 감정을 솔직히 마주할수록,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완벽하게 나답게 살진 못한다. 누군가의 기대를 외면하지 못하고, 억지로 웃거나 맞춰야 할 때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예전처럼 나를 탓하기보다는, “그래도 오늘은 나를 조금 더 지키려 했잖아”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려 한다. 완벽한 나다움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나를 놓지 않으려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연습 중이다. 더 솔직하게, 더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작은 걸음들을.
그리고 언젠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나는 나답게, 잘 살아가고 있어.”

아직은 조금 부족하지만, 그렇게 나를 지켜가는 중이다.
때론 눈물로, 때론 용기로. 혼자인 것 같은 날에도, 끝까지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의 내 감정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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