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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실수는 또 다른 의미의 기회

실수를 통한 개선과 올바른 대처 - by 롤라

by 주라기
인간이라면 모두 실수를 하고, 직장에서도 예외는 없죠. 물론, 실수 없는 신입도 없습니다. 주니어의 실수는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중요한 건 실수 이후의 태도죠. 이글에서는 제가 직접 실수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어깨너머 배운 실수 대처의 정석을 담았습니다.

Part 1. 신입이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

실수를 통해 배우는 신입의 특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CEO님의 축사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전에도 인터뷰 영상을 통해 전한 생각이 멋지다고 생각했던 분이었는데, 그날도 그분의 말은 참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실수와 도전에 관한 말씀이었죠.

신입사원 시절은 실수가 가장 많이 용인되는 시기이자, 도전이나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손해인 시기입니다


누구나 ‘신입이라면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CEO님은 그게 바로 신입 시절의 특권이니, 거침없이 누리라고 하셨습니다. 책임이 커지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지위에 이르면 그때부터는 실수가 용인되지 않는 시기가 오게 된다고요. 신입인 지금은 실수해도 좋으니, 거침없이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강조하셨습니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제게 이 말은 꽤나 위로가 되었고, 덕분에 신입시절에 실수를 해도 과도한 자책감에 사로잡히기보다는 건강한 레슨런으로 전환할 수 있었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기회


제가 신입시절 실수를 통해 배운 습관 중 하나는 ‘상호 확인과 질문’입니다. 평상시의 저는 남에게 꼬치꼬치 질문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성격인데요, 웬만하면 검색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거나 미리 안내해준 내용이 많으니, 주어진 선에서 최대한 찾아보고 질문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는 편이죠. 만약 불가피하게 질문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잘 다듬어진 질문’을 하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공부했습니다. 우선 1)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숙지한 후에 2) 최대한 스스로 이해해 보고 3) 그럼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어떤 지점인지 말씀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물론 이렇게 정제된 질문을 하게 되면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방끈이 짧아도 너무 짧은 신입 시절에는 이렇게 다듬어진 질문을 하는 것에도 한계가 찾아옵니다. 1) 어떤 자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고 2) 스스로 어디까지 이해를 했는지 3)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 지도 알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의 상황이죠. 일을 받긴 했는데,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그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한 번은 UX 문구 등록툴의 이용법을 확실히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문구를 등록해 두었다가 그대로 릴리즈 될 뻔했습니다. 다행히 꼼꼼했던 프로젝트 매니저분께서 발견해주어 화를 면했지만 아찔하기 그지없는 실수였죠. 그리고 확실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큰 실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체감한 계기였습니다. 이러한 실수 덕에 저는 제가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조금씩 더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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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실무가 더해지기 시작하면서는 더더욱 협업자들과 이해를 맞춰야 하는 부분을 확인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만 힘들었지 몇 번 질문을 하다 보니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오히려 확인을 통해 파악하게 되는 것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전에 비해 서슴없이 질문드리는 편입니다. 이제 제게 질문과 상호 확인은 잘 모르는 부분도 확실하게 배우겠다는 제스처이자 완벽한 협업을 위해 한번 더 확인하는 꼼꼼함입니다. 이렇듯 실수는 제게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고 개선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Part 2. 선배님께 배운 실수 대처의 정석

실수 대응의 두 가지 사례

실수는 개인적 측면에서는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업무가 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나의 실수가 동료들에게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에 대처하는 스킬이 필요한 법인데요, 대처가 미숙한 경우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잃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비호감 동료행 급행열차


저 또한 누군가의 실수 대처에 좋지 않은 인상을 받지 않았던 적이 있는데요, 이런 행동에는 크게 두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1) 실수의 책임을 회피하고 2) 실수의 결과를 해결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스스로 의도한 바가 아니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가 일어나기도 하죠. 이런 경우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계획에 어긋나는 일이 있었다면 자신의 책임인데요, 이 책임을 다른 사람에 전가하는 이기적인 모습은 협업 상대로서 호감을 떨어뜨립니다. 자신의 실수임을 부정하면서 해결도 회피하는 대응은 책임감 없는 모습으로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잃기 십상입니다.


'인정 - 사과 - 대책'의 완벽한 3박자


위와는 반대로, 오히려 실수를 했음에도 신뢰도를 그 이상으로 회복시키는 동료도 있습니다. 제가 본 한 선배님의 실수 대응은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핵심은 1)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2)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3) 대책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실수 대응의 정석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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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구나 자신의 실수를 드러내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선배님은 먼저 자신이 어떤 지점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동료들에게 설명하고, 그 실수의 경위를 공유하셨습니다. 더 큰 실수로 번지지 않게 발견해 준 동료해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으셨죠. 이렇게 실수를 시인한 후에는 프로젝트 멤버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하셨습니다. 자신이 책임져야 했던 부분이었는데, 한번 더 확인해서 방지하지 못했다며 죄송하다고요. 그리고 자신이 실수를 하게 된 원인에 맞추어 생각하신 해결책을 공유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번 일과 같은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려고 합니다”라고 하시며 직접 준비한 페이지까지 보여주셨습니다.


실수 위에 새로운 신뢰를 쌓는 기회

이런 선배님의 대응을 보면서 ‘신뢰를 주는 동료’의 모습을 실감했습니다. 실수라는 건 동료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는 계기인데, 오히려 성숙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니 역설적이게도 믿을만한 동료, 성실한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실수가 잦으면 곤란하겠지만, 간혹 있는 실수에 깔끔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신뢰를 더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나름의 대책을 고민하여 공유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런 동료라면 누구나 협업하고 싶겠다고 느끼며,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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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주니어에게 실수는 피하기 힘든 숙명일지 모릅니다. 다만 실수를 어떻게 이용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죠. 개인의 측면에서는 자신이 부족한 것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계기로 삼고, 협업 측면에서는 책임감 있는 대처로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흔한 실수일지라도 스스로에게,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기회로 만들어가면 어떨까요? 실수를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것도 주니어가 감당해야 하는 성장의 일환이니까요.


- Editor_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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