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이 무료할 때 꺼내보세요 - by 도푸지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면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이 무료해지기 마련이죠. 문득 나의 하루를 조금 더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3년 새해 목표를 세우고 나서부터 꾸준히 이어진 하루하루의 To Do들이 이젠 하나의 루틴이 되어, 제 삶을 다채롭게 만들어주고 있답니다.
하루하루가 다채로워지는 비결은 바로 루틴!
루틴 1. 회고 (주간/분기)
주라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롤라가 만든 자기 계발 스터디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그전 주를 돌아보며 회고하고, 그 주에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죠. 회고의 경우 분기 별로 삶의 목표를 세우고, 주차별로 KPT(Keep·Problem·Try) 형식에 맞추어 이야기 나눈답니다.
저는 2023 목표를 크게 커리어 / 재정관리 / 건강 / 자기 계발 / 기록 / 관계로 나누었기 때문에 KPT 회고도 해당 카테고리에 맞추어 작성하는 편입니다. 커리어를 회고할 때 2023년의 목표, 1Q목표를 잊지 않도록 이번주 한 마디 하단에 해당 링크를 넣어두고 수시로 들어가 보곤 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회고를 진지하고, 각 잡고 모든 내용을 충실히 작성하는 건 아닙니다. 가볍고 캐주얼하게 작성하되, 해당 주차에 '진짜 고민'이 있었던 것은 상세하게 작성하고 있습니다. 회고 자체가 짐이 되어버리면 꾸준하게 할 수 없고, 고민은 자세하게 기록하지 않으면 날아가버리니까요. 내용이 휘발되기 전에 어딘가에 기록해 두는 것, 그래서 다시금 곱씹어 더 나은 저를 만드는 것에 회고의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맨 하단에는 이렇게 WIT: What I Thought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일주일 내내 저를 괴롭혔던 고민과 문제를 적어두기도 하고, 인상 깊게 봤던 아티클을 공유하거나 선배들의 조언 중 좋았던 것들을 작성하기도 하며 인사이트를 나누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캐주얼하게 작성하고 있지만 가끔 액기스는 이곳에 모여있는 것 같아 제가 제일 재밌게(?) 작성하고, 다른 사람들의 회고를 읽을 때도 유심히 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꾸준히 해온 회고 모임은 매주 화요일 저녁을 책임지는, 빠질 수 없는 제 루틴이 되었답니다.
루틴 2. 아침운동/저녁운동
2023년 목표 중 '미라클 모닝 주 3회 이상 달성'과 더불어 '주 3일 이상 운동하기'를 계획했습니다. 제일 지키기 힘들 줄 알았는데, 해외여행 갔던 주를 제외하면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주 이 목표를 달성중이랍니다! (저도 놀랍습니다) 이렇게 목표를 지켜나갈 수 있었던 건 운동이 하나의 루틴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23년 1월부터 아침 7시에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운동 후 출근하고 있습니다. 1월에는 화/목 오전 1시간씩 할애했고, 현재는 바디프로필이라는 목표가 생겨 매일 아침 2시간 정도 운동 후 출근 중입니다.
저는 저녁 운동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오전 운동을 루틴으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적당한 오전 운동은 아드레날린 분비를 도와서 더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또 오히려 저녁 운동보다는 오전 운동이 루틴이 되기 쉽습니다. 직장인의 저녁에는 야근, 회식, 약속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오전 PT는 거의 빠지지 않은 반면 필라테스 수업은 몇 번 야근과 회식으로 결석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오전 운동을 추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농담 반 진담 반이긴 하지만, 출근 전 운동하는 제 자신에게 자아도취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인데요(하하). 어쩌면 꾸준하게 루틴을 지속할 수 있던 힘은 물론 저는 '바디프로필'이라는 목표 의식도 있었지만 약간의 나르시시스트적인 면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꾸준히 지켜내는 나의 모습에 만족할 때 자꾸만 더 하고 싶고, 루틴을 깨고 싶지 않거든요.
아무튼 이렇게 꾸준히 오전에 운동을 하다 보니 육체적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 체력도 뒷받침되는 느낌입니다. 매년 새해 목표에 '운동하기'가 있었던 분들, 이번에는 그 운동을 습관, 루틴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필요하다면 저처럼 '수업'이라는 반강제성을 부여해 습관으로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루틴 3. 글쓰기
저는 작년 초부터 부쩍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두리뭉실하게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과 단상들은 많은데, 이걸 정돈해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좋은 생각들, 혹은 고민들이었던 것 같은데 쉬이 잊히거나 그 생각을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하고 있었달까요. 이제는 둥둥 떠다니고만 있는 생각들을 잡아 정리하고 싶어져 ‘글쓰기를 꾸준히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어 연초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단편적인 생각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연결해 정리해 줍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정돈하면 비로소 고민에 대한 답이 나오기도 하고, 나만의 인사이트가 되기도 하며, 좋은 아이디어들은 제 자산이 되기도 하죠. 일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그리고 문제를 겪은 상황과 그 해결 방식은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되니까요. 무엇보다 글을 한 편 쓰고 나면 정리된 생각을 바탕으로 타인과 대화할 때도 조리 있게 제 주장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그 형식이 어떻든 설득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형식이 픽션이든, 에세이든, 논설문이든 이야기를 통해/글을 통해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귀 기울이게끔 만드는 작업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설득의 과정을 연습할 수 있는 것이지요. 글쓰기는 이렇게 나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해 나가고, 다듬어나가는 초석이 됩니다.
그렇지만 루틴에 삶이 압도되는 건 주의할 것!
다채로운 삶의 원동력, 루틴
루틴이 있다는 것은 예상 가능하겠지만, 제 삶을 좀 더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회사-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만들어준달까요? 루틴이 없었던 작년에는 회사에서 모든 의미를 찾곤 했는데요. 그렇다 보니 회사가 제 삶의 전부가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회사=나'가 되는 순간 회사에서 실수라도 했다 하면 그 실수에 매몰되기 쉽고, 퇴근 후의 시간에도 회사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남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어영부영 보내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루틴을 갖게 된 이후로는 회사와 제 삶을 적당히 분리하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실수한 날에 하루 종일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나 운동을 통해서 적당히 끊어낼 줄 알게 된 것이죠. 또 회고를 통해 성찰하며 나 자신을 응원하기도 하고,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렇듯 루틴이 된 다양한 활동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틈을 만들어 회복탄력성을 높여주고, 활력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줍니다. 그렇게 얻은 에너지를 다시 회사 생활에서도 분출하기도 하며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존감 상승!
무언가 상장이 존재하는 게 아니더라도, 루틴은 소소하게나마 제게 성취감과 뿌듯함을 줍니다. 그 크기가 물론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잘 끝냈을 때의 성취감보단 물론 작겠지만, 그만큼 더 '자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오운완'이라든지, '오늘 회고 모임도 알찼다!', '오늘 글 한 편 썼다!'라고 하는 순간 저는 운동이든, 회고든, 글쓰기든 뭐 하나 해낸 사람이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일상에서 자주자주 뿌듯함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기애와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중요한 것은 루틴에 꺾이지 않는 마음
루틴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기 하긴 했지만, 반드시 루틴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일이 너무 많아 도무지 여유 시간이 나지 않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요. 오히려 그런 경우라면 루틴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저도 너무 바쁜 날엔 루틴이 된 일들을 다 해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또한 무리하면서까지 루틴을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루틴의 목적은 조금 더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것이지, 옥죄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루틴에 꺾이는 게 아니라, 일과 삶의 적당한 균형을 찾고, 나의 삶을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걸 고민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고민에서 비로소 루틴이 만들어지니까요 :)
- Editor_도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