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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냥 Jul 11. 2024

행운을 찾아서

분당 도서관 독서동아리 리더 양성 심화 과정

  < 1강> 행운을 찾아서 / 세르히오 라이를 라 글, 아나 G. 라르티테기 그림  


  작년 10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중급과정이 끝나고 8개월 만에 심화 과정이 시작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짧게라도 후기를 기록해야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는 자주 들었지만 실천하기가 쉽진 않다. 가끔 감상문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손에 꼽을 정도다.

  심화 과정 첫 수업에서 강사님은 후기 남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수업의 전반적인 내용과 회원들 간에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요약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을 통해 모호했던 내용의 요점이 정리된다는 것이다.

  후기 쓰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야기 나눈 내용을 정리할 것

  책에서 느낀 점 정리해 볼 것

  후기 작성 후 단톡방에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루틴으로 만들 것     


  1강에서 함께 읽은 책은 『행운을 찾아서』란 그림책이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세르히오 라이를 라’란 이름의 스페인 작가이다. 도자도 방식을 채택하였고 앞면과 뒷면의 그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앞면은 ‘행운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라는 말과 함께 완벽한 여행 계획을 세운 행운 씨의 이야기로 전개되고, 뒷면은 ‘행운을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란 말과 함께 불운 씨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한 건물에 사는 행운 씨와 불운 씨는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로 여행을 시작한다. 계획한 대로 느긋하게 출발하는 행운 씨와는 반대로 불운 씨는 계획을 했지만 늦잠으로 인해 출발부터 엉망이다. 

  행운 씨 또한 여정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그가 탄 비행기는 연착했고 그 바람에 예매한 기차를 놓치고 만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방법으로 렌터카를 선택했고 곤란한 상황에 빠져 버스를 놓친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를 마을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다. 이때부터 계획하지 않은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그와 반대로 불운 씨는 허둥대면서도 자신의 일정대로 진행한다. 예약한 버스를 탔고 허둥대면서도 최종 여행지인 섬으로 가는 여객선을 탔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되진 않는다.

  그러나 의외의 반전이 있다. 행운 씨와 불운 씨는 여행지로 출발하기 전 각각 복권을 샀다. 행운 씨는 여행지에서 새로운 인연과 놀이하느라 복권을 잃어버렸으나 불운 씨는 복권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을 거머쥐었다. 그 둘은 섬에서 한참을 머문 뒤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살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곳은 화재로 인해 엉망이 되어 있었다. 원인은 불운 씨가 여행 가던 날 가스레인지에 켠 불을 끄지 않고 출발했고 그 이유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행운 씨는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여행지에서 만난 마리나에게 연락을 취했고 새로운 행복을 찾았다. 불운 씨는 당첨금으로 커다란 집을 샀으며 관리인을 두고 호화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행운 씨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아 여전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반면, 불운 씨는 말 그대로 행운을 거머쥠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그의 일상은 여전히 불운하다는 장면으로 그림책은 끝난다.

 

  행운은 사전적 의미로 좋은 운수 또는 행복한 운수라고 정의된다. 행운 씨는 행운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물로 설정되었다. 그가 유일하게 자신이 운 좋은 사람인가 보다고 되뇌는 장면이 있다. 그건 바로 마리나와 놀이공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때다. 행운 씨는 자신의 모든 일상이 행운으로 가득하지만 정작 행운을 믿지 않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그는 오롯이 선의의 선택과 실천으로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간다. 그와 반대로 불운 씨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불행한 일들에 남 탓을 한다. 자신의 실수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지금까지의 불운했던 삶에서 180도 달라진 삶을 살아가게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불행하다고 느낀다.


  초등학생 추천인 그림책에서 제시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본다. ‘운’을 행운으로 바꾸느냐 불운으로 바꾸느냐는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을 행운 씨와 불은 씨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으며 같은 상황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대조적인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준다는 것이다. (교보문고 상품 정보 중 부분 발췌)


  난 두 사람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에게서 내 모습이 보인다. 계획을 세우지만 늘 실천이 어렵다. 또한 내 실수인 걸 인지하면서도 남 탓 또한 자주 하게 된다. 행운을 믿지 않는다면서도 로또를 맞는다면 무엇을 할까 꿈꾸기도 한다. 정작 로또는 한 번도 사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그런 모습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흔히 행운과 행복을 빗대는 말이 있다.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을 뜻한다. 그 말뜻은 하나의 행운을 찾느니 우리 주변의 많고 많은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게 훨씬 좋다는 말이겠다. 행운과 불운은 늘 붙어 다닌다. 어느 쪽으로 시선과 마음을 보내느냐에 따라 삶을 180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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