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남편이 출근을 하면
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 시간에는 원고알바도 하고 글도 쓰고 살림도 한다.
이렇게 시간만 보내도 오전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나는 되도록이면 혼자 있는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혼자 있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들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의 몸집이 더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유독 기분에 따라 우울하고 불안한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그런 감정이 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내가 오늘 하고자 하는 일을
빼곡히 적고 그 일을 다 해내려고 한다.
또 최대한 몸을 움직이려고 한다.
예전에 한때 몸과 마음이 무기력할 때 한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물론 그때 나에게는 온전한 쉼이 필요했지만
쉬면 쉴수록 몸이 회복되는 것보다 더 피곤하고 마음도 깊은
동굴도 빠져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내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살고 싶어 졌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같이 전업주부인 엄마들이 무기력하고 우울하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매일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고 싶어요"
내가 예전에 느끼던 감정이랑 같아 나는 그 엄마들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 있었다.
내가 전문상담가는 아니지만 그런 고민을 내게 털어놓는 엄마들에게 나는 최대한 몸을 움직여보라고 한다.
일단 마음이 신호를 보내는 걸 알아채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집 밖 풍경을 보며 산책도 하면서 숨도 고르고
예쁜 카페에 않아 커피를 마시면서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책을 보는 것이다.
꼭 이 루틴이 아니더라고 평소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생각이 아닌 몸으로 움직여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주로 하는 고민과 걱정은 실체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사람은 평생 고민을 하고 계획을 하며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생각만으로는
실제로 변화는 게 없다는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머릿속에 생각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끝없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짓눌렀기 때문이다.
왜 일어나지 않는 일들을 미리 고민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순간
나는 실체 없는 걱정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 보자라고 다짐을 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하고 싶은 일을 생각이 아닌 몸으로 행동하면서 걱정하는 습관이 조금씩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