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려식물은?

by 길벗


아파트 산책길에서 아주 어린 소나무(?)를 만났다. 누군가가 솔잎을 따다가 시멘트 틈새에 꽂아놓은 듯한 형국이었다.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하필이면 물도 없고 땅의 기운도 받지 못한 곳에 뿌리를 내리다니! 대견하단 생각보다 안쓰럽고 아슬아슬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여리디여린 생명체의 삶이 위태위태해 보여 며칠 동안 수시로 눈길을 주며 안위를 살펴보다가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이 소나무를 뽑아다 베란다 빈 화분에 옮겨심을까. 이참에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를 입양하듯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괭이밥이나 고들빼기, 씀바귀, 민들레 같은 풀꽃들을 뽑아다 집에서 반려 식물로 키워보는 건 어떨까 하고. 사실 해마다 거듭되는 고민이다.


그러나 이 또한 자연의 일이니 풀꽃을 뽑지 않고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대신 올해는 씨앗이라도 받아서 집 베란다에서 키우기로 했다. 꽃 대접은커녕 잡초 취급받는 풀꽃들이, 각양각색으로 베란다에서 꽃피우는 광경을 그려보니 살짝 흥분이 되기도 한다. 내년 봄을 기다리는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됐지만 꽃 보는 마음보다 꽃 그리운 마음이 더 깊다고 했듯 풀 씨 덕분에 봄이 더디게 찾아오더라도 어떠리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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