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달고 산다.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이다. 코어 운동을 심하게 했더니 허리와 어깨, 목까지 근육이 단단히 뭉쳐 제법 고생을 했다. 그 후로 운동 강도와 간격을 대폭 조절했더니 조금씩 나아졌다. 최근에는 허벅지와 무릎 통증이 시작됐다. 집 밖에서는 물론 집 안에서도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에다 걷고 뛰고 계단 오르기를 하며 3개월여 하체를 혹사시켰던 것. 병원에서는 과사용, 즉 무리한 운동에 따른 근육통이란다. 이제 한 번 근육통이 오면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며칠은 간다.
주기적으로 몸을 쉬게 해줘야 하는데 쉼 없이 몸을 돌린 거다. 남아도는 게 시간인데 운동까지 안 하면 시간을 주체할 수가 없고 무엇보다 운동하다 보면 뿌듯함에 더해 쾌감까지 느끼게 되니 운동을 하는 것보다 운동을 안 하는 게 외려 더 힘들었다. 몸 스스로가 운동을 적당히 하도록 조절하는 '과유불급'이란 칩을 몸속에 심을 수 없을까란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대나무에게 배웠다. 하늘 높이 치솟은 대나무가 폭풍우에도 꺾이지 않고 제 몸을 지탱하고 있는 게 신기했는데, 알고 보니 '마디' 덕분이라고 한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튀어나온 마디가 스스로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것.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나무는 지속적으로 키를 키우고 두꺼워지는 게 아니라, 마디마다 잠시 멈추어 그 속을 단단히 채운다는 것. 그러니까 대나무의 높고 곧고 단단한 성정은 멈춤을 통한 단련의 과정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하루 종일, 일 년 내내 일만 하는 게 아니고 놀고 잠자고 휴식을 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도 쉬는 동안 근육이 만들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내게 필요한 건 매사 적당히 하는 것, 마디라는 절제다. 흥미롭게도 절제(節制)라는 한자어에도 '마디 절(節)'이 들어간다. 생각해 보니 절제는 운동에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라 나의 삶 전체에 반드시 필요한 나침반 같은 것이었다. 이제 '열심히'나 '최선을 다해'가 아니라 '절제'라는 마디를 삶 속에 새겨야겠다. 내 삶의 튼튼한 마디를 위해! 대나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