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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예성 Oct 17. 2023

자발적 자유2_열일곱 번째 이야기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17


조명 어두워지면 밤. 주변을 살피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던 수영, 보성과 마주친다. 놀라는 수영과 보성.  

    

보  성         형.

수  영         안자고 무슨 일이야?

보  성         (잠시 생각하다가) 아니. 쉬어. 

     

보성이 가려는데,  

   

수  영         너 괜찮아?

보  성         그럼. 그러는 형은 괜찮아?

수  영         나?

보  성         식은땀 좀 봐. 어디 안 좋은 거 아니야?

수  영         (땀을 닦으며) 아니.  

보  성         그래, 그럼.    

  

보성이 돌아서려다 수영을 다시 쳐다본다.     

 

수  영          왜 그래? 뭐 할 얘기 있어?   

   

보성이 말없이 다시 돌아선다. 수영이 보성의 팔을 잡는다.


수  영          잠깐. 너 뭐 있지? 

보  성          뭐가.

수  영          혹시 위험한 생각하는 거야? 

보  성          (뿌리치며) 이거 놔. 아무것도 아니야.

수  영          대체 왜 그래? 정신 차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라고. 그냥 조용히 지내던 대로 지내. 그게 가장

                  안전해. 

보  성          형은 뭐 알고 있지? 

수  영          무슨 소리야?

보  성          밤마다 어딜 가는 거야? 

수  영          (놀라며) 그…… 그게 무…… 무슨……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네. 

보  성          수찬 형님 어디 있어?

수  영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보  성          말해. 형이 알고 있는 것들.

수  영          …… 

보  성          설마 저들하고 한패가 된 거야? 

수  영          아니야, 그런 거. 내가 어떻게 그래. 다만 그날 있었던 지옥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  

                  야.  

보  성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냐고? 

수  영          너, 괜히 의심받을 짓 하고 다니지 말고 조용히 있어. 저들이 다 보고 있어. 조심해. 

보  성          형 분명히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잖아. 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 

수  영          ……  

보  성          (수영을 위협하며) 말해.                 

수  영          오해하지 마. 난 다만 이곳에서 지금처럼 사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야.

보  성          뭐? 

수  영          어차피 여길 나가봤자 난 틀렸어. 자신 없어.

보  성          그날 일 때문이야? 나도 그런 지옥 같은 일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이렇게 저들의 손아귀에 붙잡혀서 평생 살 수는 없잖아.

수  영          그렇다고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 나가면?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아? 저들이

                  그렇게 둘 것 같아? 살인, 살인 방조, 교사. 지난번 그 일이 우릴 범죄자로 만들어 버렸다고.

보  성          ……  

수  영          서로 못 들은 거로 하자. 가서 자.

      

수영이 방으로 들어가면 음악과 함께 서서히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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