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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예성 Oct 17. 2023

자발적 자유2_열아홉 번째 이야기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19


무대 다른 쪽, 성한의 실루엣.     


성  한          다들 뭔가 낌새를 눈치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는 실험도 제대로 끝내지 못할 수

                  가…… 예? 예. 처리하겠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지연.     


지  연          호출 받고 왔어요.

성  한          처리하라고 하시네.

지  연          (당황하며) 네?

성  한          계획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 같으니 일단 지시대로 신속하게 처리합시다.

지  연          이러다간 제가 의심받게 생겼어요. 

성  한          그러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처리하라고 하지 않았소?

지  연          만약 이런 상황에서 같이 있던 사람이 죽었다고 알려지면 일은 더 커질게……

성  한          (지연의 어깨를 붙잡으며) 정신 똑바로 차려. 당신이나 나나 여기서 이 짓거리 하는 이유, 그거

                  하나만 생각하라고. 

지  연          저도 알아요. 그런데 갈수록 감당할 수 없는 일만 계속……

성  한          (더 강하게 지연을 붙들며 간절하게) 난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길

                  은 이길 밖에 없다고. 당신도 여기까지 온 이유가 있잖아. 우리가 흔들리면 안 돼. 어차피 우리

                  둘다 여기서 살아서 나갈 길은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돼. 조금만.   

   

성한이 초조한 표정으로 퇴장하고 지연이 어딘지 불안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다 퇴장한다. 무대 다른 공간에 진순과 보성의 모습이 보인다.      


진  순         뭔가를 하나씩 알아갈수록 점점 더 미궁에 빠지는 기분이야. 누구를 믿어야 하고 믿지 말아야 할

                 지 모르겠어. 

보  성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진  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다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  성         의심이 가는 사람이라도 있으신 거예요?

진  순         수영이랑 지연이라는 여자가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 

보  성         ……

진  순         지연이라는 여자는 팔을 확인할 때 눈빛이 흔들렸다고. 숨길 수 없는게 사람의 눈빛이야.      


잠시 사이.      


보  성          수찬 형님은 정말 괜찮을까요?

진  순          모르지. 하지만 아직 그들이 수찬 그 친구에게서 얻으려는 게 남아있다면 무사할 거네. (자신의

                  팔을 의식하며) 이곳에서 쓸모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보  성          ……     


사이.     


진  순          내일부터는 움직여야 할 것 같네. 수찬이 그 친구가 조사한 곳을 토대로 집 안 구석구석을 조사

                  해야겠어. 

보  성          위험할 텐데 괜찮을까요?

진  순          가만히 앉아서 개죽음당하느니 뭐라도 하다 죽는 게 낫지.      


무대 한쪽에서 이들의 대화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엿듣고 있는 수영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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