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제24화
수 영 ……
보 성 형, 말해줘. 수찬 형님도 구하고, 우리고 여기서 빠져나가자.
수 영 설명하기 힘들어. 눈을 가리고 내려가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거든.
진 순 그래도 얘기해주게. 이대로 있을 시간이 없어.
수 영 그럼 지하 방으로 갈 때 어떻게든 제가 수찬 형님을 찾아볼게요.
진 순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수 영 어떻게 하면 믿으시겠어요?
잠시 사이.
진 순 내가 같이 가지.
수 영 위험해요. 감시카메라에 바로 찍힌다구요.
진 순 방법이 있을 거야. 의심받지 않을 만한 방법.
보 성 무슨 실험을 하는 건지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수 영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내가 그 방에 들어갈 때 그 사람
이 방금 일어났다는 말을 들었어. 내가 준비한 밥을 먹고 내가 노는 모습을 보다가 다시 잠들기까
지 늘 한두 시간 정도가 걸렸던 것 같아.
진 순 오늘 밤에도 그 방에 가나?
수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진 순 내가 같이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지.
보 성 방법이 있을까요?
진 순 CCTV 설계도를 좀 들여다봐야겠어.
진순이 퇴장한다. 보성이 수영의 어깨를 두드리고 나가려 할 때,
수 영 도와줄게. 두 사람이 계획하는 거 내가 도울게.
보 성 같이 나가자, 형.
수 영 아니, 난 나가진 않을 거야. 나는 여기 있겠어.
보 성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어디 있어? 여기서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그래? 형 두고 안 나가.
수 영 난 바깥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더 두려워.
보 성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수 영 나가면 다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도 없는걸. 사기에 마약에 변태성욕자로 대중에게 낙인찍힌
순간 내 인생은 이미 끝났어.
보 성 형 잘못이 아니었잖아. 누명 쓴 거라며.
수 영 누가 내가 하는 말 따위 믿어줄 것 같아? 사람들은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수영 퇴장. 보성이 홀로 남아 잠시 생각한 후 뒤따라 퇴장한다.
무대 다른 쪽 성한의 모습.
성 한 지시하신 대로 오늘 밤 처리하겠습니다. 실험군에서 제외된 실험자도 마찬가지로 처리하겠습니
다. 그리고 한국병원에 추가 실험 대상자 목록을 신청해 놓았으니 연락이 오는 대로 보고 드리겠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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