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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예성 Oct 17. 2023

자발적 자유3_스물세 번째 이야기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23


진순이 수영을 놓아준다.    

  

진  순         같은 일을 겪었어도 이렇게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니. (수영에게) 네 놈은 네 목숨 하나만 중하지?

                 여기서 이렇게 똑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생각은 안 하냐고.

수  영         시키는 대로 하면 같이 있는 사람들의 안전도 보장해 준다고 했어요.

진  순         그 말을 믿으라는 거야? 

보  성         수영이 형은 제가 죽을까 봐 사람까지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에요. 분명히 악의를 품고 행동

                 할 사람은 아니에요.

진  순         아니, 이 집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수  영         이 집에는 우리들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있어요.      


보성과 진순이 수영의 말에 집중한다.     

 

수  영         밤에 제가 가는 방에는 아무도 없지만. 그 방에 있는 저를 보고 있는 존재가 있어요.

보  성         그게 무슨 소리야?

수  영         나는 밤에 환자식을 만들어서 어디론가 가야 해. 환자식은 집사에게 전달해 주고. 난 그 방안에서

                 혼자 동화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해. 그럼 누군가가 내 모습을 지켜보는 거고.

                 그  사람이 잠이 들었다는 신호를 받으면 방을 빠져나와 내 방으로 가.   

  

수영의 뜻밖의 말에 놀란 진순과 보성. 잠시 사이.      


보  성          형, 그 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수  영          지하. 그리고 어디론가 오랫동안 걸어갔어.

진  순          가는 길을 말해 줄 수 있겠나?

수  영          (망설이다) 두 사람,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일이에요. 

보  성          누군가가 있고 그자를 위해 우리를 감금해놓은 것이라면 우리 몸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

                  한 개연성이 들어맞아. 어쩌면 우리가 그 자를 위한 실험 대상일 수 있어. (수영에게) 형, 내 생

                  각에는 이대로 여기 계속 있다가는 실험도구가 돼서 죽임을 당할 게 분명해. 그전에 어떻게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진  순          이런 젠장할! 이런 짐승만도 못한 것들. 이 많은 사람들을 가둬놓고 실험을 해? 

수  영          우리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집에 있을지도 몰라요. 지하에 내려갔을 때 인기척을 들은 것 같았어

                  요.

보  성          그럼 우리 말고도 실험 대상으로 갇혀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가?

수  영          그건 모르겠어. 

진  순          대체 이 집은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 지금까지 아무리 살펴봐도 그런 비밀스러운 공간들이 있

                  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수영에게) 지하로 가는 길을 알려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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