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예성 Oct 17. 2023

자발적 자유3_스물네 번째 이야기

2023년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24


수  영          ……              

보  성         형, 말해줘. 수찬 형님도 구하고, 우리고 여기서 빠져나가자.

수  영         설명하기 힘들어. 눈을 가리고 내려가기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거든.

진  순         그래도 얘기해주게. 이대로 있을 시간이 없어. 

수  영         그럼 지하 방으로 갈 때 어떻게든 제가 수찬 형님을 찾아볼게요. 

진  순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수  영         어떻게 하면 믿으시겠어요?    

  

잠시 사이.     


진  순         내가 같이 가지. 

수  영         위험해요. 감시카메라에 바로 찍힌다구요.

진  순         방법이 있을 거야. 의심받지 않을 만한 방법. 

보  성         무슨 실험을 하는 건지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수  영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내가 그 방에 들어갈 때 그 사람

                 이 방금 일어났다는 말을 들었어. 내가 준비한 밥을 먹고 내가 노는 모습을 보다가 다시 잠들기까

                 지 늘 한두 시간 정도가 걸렸던 것 같아.

진  순         오늘 밤에도 그 방에 가나?     


수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진  순         내가 같이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지.

보  성         방법이 있을까요?

진  순         CCTV 설계도를 좀 들여다봐야겠어.      


진순이 퇴장한다. 보성이 수영의 어깨를 두드리고 나가려 할 때,     


수  영         도와줄게. 두 사람이 계획하는 거 내가 도울게. 

보  성         같이 나가자, 형.

수  영         아니, 난 나가진 않을 거야. 나는 여기 있겠어.

보  성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어디 있어? 여기서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그래? 형 두고 안 나가. 

수  영         난 바깥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더 두려워. 

보  성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수  영         나가면 다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도 없는걸. 사기에 마약에 변태성욕자로 대중에게 낙인찍힌

                 순간 내 인생은 이미 끝났어.

보  성         형 잘못이 아니었잖아. 누명 쓴 거라며.

수  영         누가 내가 하는 말 따위 믿어줄 것 같아? 사람들은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수영 퇴장. 보성이 홀로 남아 잠시 생각한 후 뒤따라 퇴장한다. 

무대 다른 쪽 성한의 모습.     


성  한          지시하신 대로 오늘 밤 처리하겠습니다. 실험군에서 제외된 실험자도 마찬가지로 처리하겠습니

                  다. 그리고 한국병원에 추가 실험 대상자 목록을 신청해 놓았으니 연락이 오는 대로 보고 드리겠

                  습니다. 

이전 06화 자발적 자유3_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