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일

내안에 사계(겨울)

by 염상규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걸어가다 보면 우리는 늘 바쁘게 하루를 살아내느라 가장 중요한 질문을 종종 잊고 지낸다.
‘마지막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어쩌면 그 답은 거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의 손을 꼭 잡고 싶을 것이고, 누군가는 오래 품었던 책 한 권을 다 읽는 것일 수 있다.
또 누군가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걸으며 마지막 풍경을 눈에 담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일’은 아마도 내 삶을 스스로 인정하고, “참 보람된 인생이었다.” 는 말을 웃으며 하는 것이다.
그 말 속에는 내가 걸어온 모든 선택과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우정이 함께 담겨 있을 것이다.
인생의 종착점에서, 내 주면에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얼굴에 평화로운 미소가 번져 있다면 그보다 큰 선물은 없을 것이다.
그날 나는 모든 미련을 내려놓고 세상이 준 마지막 선물을 품에 안은채 조용히 쉴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때의 나에게 필요한 건 아쉬움이 아니라 감사일 것이다.
걸었던 길이 비록 고르고 곧지 않았더라도, 넘어지고 돌아섰던 순간마저 결국 나를 이 자리로 데려왔다는 사실에 따뜻한 미소를 지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미소가, 내 인생이 세상에 남가는 마지막 인사이자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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